넷플릭스 바로 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카우보이라니. 정작 카우보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소조차 나오지 않는다. 돼지가 수시로 등장하고 어떤 인물은 말 대신 돼지 소리를 낸다. 기이하다.
제목만 묘한 게 아니다. 이야기는 평범하지 않다. 연쇄살인범이 나오고, 범죄집단이 묘사된다. 그렇다고 흔한 범죄물은 아니다. 초자연적 현상이 종종 개입한다. 괴이한 판타지다. 카메라 움직임도, 색감도 기괴한 이야기에 맞춰 범상치 않다. 주인공은 어떤가. 신비한 힘을 지녔다. 무표정한 얼굴에 여러 감정을 담는다. 트레이닝복 입기를 즐긴다. 이소룡이라도 된 것처럼. 기이하다.
중심인물은 젊은 여성 미우(앙겔라 분달로비치)다. 동구권 출신으로 여겨지나 어디에서 왔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미우는 잡혀온 것인지, 계약을 한 것인지 모르나 어느 성매매 업소에 머문다. 미우를 ‘고용’한 중년여성은 탐욕스럽다. 노예계약으로 묶어 둔 여성들을 착취한다. 그는 미우의 힘을 통해 임신하려 한다. 미우는 중년여성의 속셈을 다 아는 듯하다.
미우가 가는 곳마다 사람이 죽는다. 다들 악인들이다. 정체불명 힘을 지닌 미우는 자신의 능력을 약자들을 위해 쓰려 한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어떤 과거가 현재의 미우를 만들었는지 드라마는 세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종종 좌에서 우로(또는 우에서 좌로) 움직인다. 컷을 나누기보다 카메라를 오랫동안 움직여서 인물의 행동이나 공간을 상세히 보여준다. 인물에만 초점을 자주 맞춰 주변 배경을 흐릿하게 하기도 한다. 뭉개진 배경이 기이하게도 아름답다. 차가운 색감으로 묘사해낸 어두운 도시 풍경이 눈길을 잡기도 한다. 미학적 야심이 만만치 않다.
이야기는 명쾌하지 않으나 꽤 시사적이다. 페미니즘이 깔리고, 계급갈등이 포개지며 이민자 문제가 더해진다. 미우는 외로운 투사다. 여성을 착취하거나 살해하는 이들을 응징하고, 오래된 귀족가문에 맞선다. 그 과정에서 이민자와 여성의 삶을 챙긴다.
드라마는 대중적이지 않다. 예술영화 쪽에 가깝다. 대다수는 꺼려하고 소수만 환호할 드라마다. 그럼에도 드라마에는 여러 대중 장르가 섞여 있다. 필름누아르의 전통을 이어받으며 스릴러물의 성격을 띠는 동시에 무술 장르의 특징을 지닌다. 기이한 이야기에 기이한 에너지를 담아 기이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암울하고 소름 끼치다가 통쾌함을 선사한다.
덴마크 유명 감독 니콜라스 빈딩 레픈이 연출했다. ‘드라이브’(2011)와 ‘온리 갓 포기브스’(2013), ‘네온 데몬’(2016) 등 개성 강한 영화를 만든 이다. 열성 영화팬이라면 어떤 드라마일지 대략 짐작이 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