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지바에 위치한 마쿠하리 메쎄에서 ‘도쿄오토살롱 2023’이 치러졌다.
도쿄오토살롱은 일본을 대표하는,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도 이목을 끄는 자동차 부품(특히 튜닝) 및 모터스포츠 관련 전시행사로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같은 ‘오토살롱’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그 내용이나 브랜드 및 관련 업체의 참여가 아쉽게 느껴지는 ‘서울오토살롱(현 오토살롱위크)’를 비교하기에 어려울 정도의 차이를 자랑한다.
2023년의 도쿄오토살롱은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19(Covid 19)로 인한 엄격한 방역 정책을 뒤로 하고 온전한 오프라인 행사로 치러진 만큼 많은 이들이 현장을 찾았다. 실제 도쿄오토살롱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주중이었던 13일에만 5만 명에 육박한 관람객들이 찾았고 14일에는 7만 명 이상이 현장을 찾아 ‘도쿄오토살롱’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통상 국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토살롱이라 하면 자동차와 튜닝 관련 부품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여러 사업 등의 면모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도쿄오토살롱은 모터쇼 수준의 자동차 업체들의 적극적 행보를 마주할 수 있었다.
토요타(가주 레이싱 및 렉서스)는 물론이고 닛산과 혼다와 같은 일본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스바루와 미쓰비시, 다이하츠와 스즈키 그리고 마쯔다 등 대부분의 승용차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여기에 BMW는 물론 알핀과 르노 역시 현장에 참가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고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 역시 에미라 V6 퍼스트 에디션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도쿄오토살롱 현장을 찾은 각 브랜드들은 어떤 방법으로 고객들과 소통했을까? 바로 자동차 브랜드들이 펼치는 가장 강렬하고 원초적인, 그리고 자동차 브랜드의 의무라 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 활동이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단연 토요타, 즉 가주 레이싱이었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고위 임원’의 무게감이 아닌 자동차 마니아이자, 또 한 명의 레이서인 ‘모리조’의 모습으로 시종일관 시선을 끌었다. 특히 새로운 차량을 소개하며 농담을 던지고, 관람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올해 도쿄오토살롱에서 토요타는 ‘가주 레이싱’의 존재감을 더욱 강화했다. WRC 챔피언들과 함께 새롭게 개발한 GR 야리스 WRC 드라이버 에디션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모터스포츠 및 고성능 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가주 레이싱’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올 시즌 WRC 무대를 달릴 GR 야리스 WRC 레이스카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정상에 오른 GR010 하이브리드 및 코바야시 카무이 감독 겸 드라이버가 현장을 빛냈다.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고, 가주 레이싱이 준비한 관련 머천다이징 상품도 금방 매진됐다.
이외에도 수소 직접 연소 파워트레인 연구 및 개발을 목적으로 일본의 내구 레이스 대회인 ‘슈퍼 다이큐’에 출전하는 루키 레이싱 및 루키 레이싱의 레이스카를 함께 전시해 ‘가주 레이싱의 광폭 행보’를 과시했다.참고로 루키 레이싱의 드라이버 중 하나가 바로 ‘모리조’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이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혼다와 닛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GT 레이스 카테고리인 ‘슈퍼 GT’에 출전하는 레이스카를 선보였다.
닛산은 Z를 기반으로 개발된 GT500 레이스카를 선보였고, 혼다는 오는 2024년부터 투입할 시빅 타입 R GT를 공개했다. NSX GT의 뒤를 잇는 차량이 시빅 타입 R이라는 게 다소 아이러니 했지만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스바루는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뉘르부크르링 24시간 내구 레이스 도전을 위한 ‘WRX 챌린저’의 2023년 사양과 슈퍼 GT에 출전 중인 BRZ GT300 레이스카를 전시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스바루는 ‘모터스포츠의 경험’이 양산차에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리며 ‘모터스포츠 활동’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 역시 분주한 모습이었다.
다이하츠는 여러 케이카 튜닝 사양들을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대세’를 구현하는 와중에도 모터스포츠를 잊지 않았다. 다이하츠 전시 공간 제일 앞에는 전일본랠리에 출전했던 코펜 레이스카를 전시해 ‘도쿄오토살롱’의 주류는 ‘모터스포츠’에 있음을 증명했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건 마쯔다였다. 마쯔다는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만으로 전시 공간을 채웠다. 슈퍼 다이큐에 출전하는 바이오 디젤 레이스카 및 원메이크 레이스카 등이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머천다이징 상품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이벤트 등을 마련해 현장의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러한 흐름은 수입 브랜드 및 부품 업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BMW는 일본 슈퍼 GT 무대에서 활약했던 M4 GT3(GT300 대응) 레이스카를 전시했고, 브리지스톤은 2000년대의 전일본GT 레이스카를 전시해 시선을 끌었다. 이외에도 도쿄오토살로의 넓은 전시 공간을 둘러보면 최신의 레이스카, 그리고 과거의 레이스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모터스포츠 활동을 앞세운 여러 브랜드들은 모두 각자의 모터스포츠 활동, 그리고 브랜드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토크 콘서트와 여러 이벤트 등을 마련하며 ‘오토살롱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퀴즈 이벤트, SNS 참여 이벤트는 물론이고 e스포츠를 통한 ‘레이싱’ 관련 이벤트도 함께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도쿄오토살롱 속 브랜드들의 모습은 어쩌면 ‘모터쇼’ 그리고 자동차 관련 각종 전시 등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는 여러 지적들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물론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이 작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현대자동차, 토요타코리아,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는 물론이고 국내외 모터스포츠 무대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브랜드가 많다.
또 그 깊이 역시 상당한 수준인 경우가 많아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과 ‘브랜드의 팬’에게 선사할 선물로는 분명 손색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