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40% 가까이 급등해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용 가스요금과 관련해 25일 이창양 산업통자원부 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국민 설득에 나섰다. "가스요금을 어느 정도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라는 게 요지인데, 2분기 요금 인상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장관은 이날 MBN 뉴스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이 9조 원 정도 누적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수금은 가스 판매 가격을 낮게 책정한 데 따른 일종의 영업손실인데, 생산비보다 9조 원가량을 저렴하게 공급해 이에 맞춘 현실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이 장관의 얘기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난방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은 2021년 12월 톤(t)당 893달러에서 지 해 12월 1,255달러로 40.5% 뛰었다. 정부는 LNG 수입가에 맞춰 같은 기간 가스요금을 38% 올렸다.
이 장관은 1월 급등한 도시가스 요금에 '난방비 폭탄'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데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가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우리만 오른 게 아니라 일본이나 독일 등의 난방비도 2배에서 8배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가격을 현실화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가격을 조금씩 올렸다"며 "유독 2배 이상 오른 이유가 단순 가스 요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다. 11월보다 12월이 유독 춥다 보니 난방 사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난 이유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1월이 조금 따뜻했고 12월이 추웠다"며 "이에 요금인상도 작용하며 난방비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가스 공사의 미수금이 9조 원 정도로 많이 누적된 만큼 그에 맞춰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그게 돼야만 가스공사가 가스를 사올 수 있는 대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최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1분기 동절기 요금은 앞서 동결한 바 있다"며 2분기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에너지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급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며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어느 정도는 미수금을 줄여 가면서 요금을 어느 정도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