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30대 A씨는 설 연휴 마지막 날(24일) 인근 마트에서 뽁뽁이(단열시트)를 사와 거실 베란다에 거침없이 붙였다. 헌 옷으로만 둘러싸던 수도계량기에도 동파 방지 발열 난로를 사서 쬘 예정. 그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역대급 강추위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며 "그동안 예뻐 보이지 않아 주방에만 뽁뽁이를 붙였는데 일단 찬 공기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에 사는 60대 B씨는 최근 40만 원을 넘게 들여 전기히터 3개, 전기담요 2개, 전기 카펫 1개를 구매했다. 그는 "단독주택에 살아 평소에도 아파트보다 더 추운 데다 강추위가 이어지니 보일러로 버티기가 만만치 않다"며 "난방비가 너무 올라 난방용품을 챙겨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난방비가 급등하고 최강 한파까지 겹치면서 방한·난방용품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설 연휴 이전부터 문풍지나 단열시트 등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더니 설 연휴 이후 핫팩, 내의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출근족의 손길이 바빠졌다.
11번가에 따르면 23, 24일 이틀 동안 핫팩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가 뛰었다. 여성 내의와 남성 내의도 각각 32%, 1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이미 11번가에서는 전년 12월과 비교해 △난방텐트 118% △단열시트 33% △문풍지 21% △방풍비닐 44%가 더 팔렸다. 11번가 관계자는 "난방·온수비와 연관된 열 요금이 계속 오르자 보온·난방용품 매출이 확 뛰었고 최근엔 3040을 중심으로 방한용품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에서도 18~24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단열시트와 문풍지 매출은 17.2%가, 내복은 77.7%가 뛰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대부분 점포가 영업을 안 했음에도 엄청난 추위 때문에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파 영향으로 전기요와 히터 등 난방용품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는 18~24일 온수매트 매출이 17%, 설치까지 가능한 보일러 매출이 204%나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23, 24일 이틀 동안 히터류와 요·장판류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30%, 2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난 이번 주에는 난방제품 판매량 증가 추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