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설 연휴 직후 열린 첫 장에서 1.39% 급등했다. 연휴 기간 누적된 미국의 금리 인상 조기 중단 및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봇물 터지듯 반영됐단 분석이다.
2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3.31포인트 오른 2,428.57에 마감했다. 지난달 2일(종가 2,434.33) 이후 처음 2,430선에 근접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687억 원, 286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1%대 상승률을 떠받쳤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2% 오른 732.35에 마쳤다.
①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증시 급반등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연휴 첫날이었던 20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둔화 조짐을 근거로 "다음 달 1일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네 달 연속 0.75%포인트를 올렸던 지난해에 비해 굉장히 완만한 폭이다.
두 연준 인사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하커 총재는 여전히 견고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이 완만해지더라도 침체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이를 근거로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이 더욱 가까워졌다고 환호했다. 사흘간 뉴욕 증시가 2~4.4% 치솟은 이유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에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가 ②반도체 업황 전망을 긍정적으로 수정한 것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2.59%) SK하이닉스(4.34%) 등 반도체 대형주의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6만3,400원)는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되찾았고, SK하이닉스(9만1,400원)는 2개월 만에 9만 원대를 회복했다.
다만 이날까지의 반등은 "시장의 과민 반응"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월 금리 인상의 폭과 연준의 스탠스(태도)를, 31일 삼성전자 기업설명회에서 반도체 감산 여부가 확인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검증받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 가격 상승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13년 만에 호가 단위를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호가 10원'의 적용 범위가 5,000~1만 원이었다면 이날부터는 2만 원까지 확대 적용되는 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수 기여도가 높은 현대차(16만5,900원) 등의 호가가 줄어(500→100원) 변동성이 소폭 축소되고, 거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거래 처리 속도를 30% 향상한 새 시장처리시스템(EXTURE 3.0)도 이날부터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