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체감온도 영하 26도로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력수요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비상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전력수급이 안정적이지만 전력수요가 주말까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최대전력수요는 6만1,144메가와트(MW), 공급예비율 61.26%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겨울 최대전력수요는 지난해 12월 23일 9만4,509MW로, 아직 역대 최대치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한국전력이 이날 예상한 최대전력수요는 약 75GW(영하 17도~영하 12도), 공급예비율은 35%다. 지난해 설(2월 1일) 연휴 최대 수요가 63.8GW(영하 6도~영상 0도), 공급예비율 56%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한전은 전력수급 상황을 아직은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비전력이 10GW, 공급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 상황에 들어간 것으로 여긴다. 한전은 지난 9~20일까지 중요 전력 설비를 사전 점검했고, 본사·지역 본부와 협력·위탁업체 직원 4,000명으로 비상 근무조를 짜서 운영 중이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복합발전소와 중부변전소를 방문해 겨울철 전력수급 관리상황을 살폈다.
산업부는 25일 오전부터 설 연휴 멈췄던 발전설비가 재가동하고 한파로 난방수요가 오르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전력수요가 63.8기가와트(GW)에서 다음 날 78.8GW로 상승했다.
최근 전력수요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사이 큰 변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4~5주 차에는 한파와 폭설로 역대 최고인 94.5GW를 기록한 반면, 1월 1~2주 차에는 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면서 85GW 내외를 유지했다.
박 차관은 "연휴 기간 정지 상태였던 발전 설비가 다시 돌면서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설비 관리와 운영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전력거래소는 호남·제주지역 적설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내일 조업률 회복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발전기 기동 실패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지 중인 석탄발전기를 선제 가동해 비상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발전 설비 고장에 대비한 비상대기조와 열 수송관 긴급 복구반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기상청은 25일까지 평년보다 10~15도 낮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내일 오후부터 기온이 올라 모레인 26일에는 평년 수준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전력거래소는 전력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27일 예상되는 최대전력수요는 8만6,100~9만3,500MW이며, 공급예비력은 1만64~1만7,211MW로 주말 들어서야 전력수요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추위로 연료 배관이 얼거나 발전기 동파 가능성이 있어 예열 등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력수급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공급 부족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