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 장기숙박 '넘버투'... 어질리티 신동으로 거듭난 비글

입력
2023.01.22 15:00
[가족이 되어주세요] <370> 8세 추정, 비글 다원이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들은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보호 중인 동물을 안락사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마음이 무거워 지는 때가 있습니다.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해 보호소에 긴 기간 머물게 되는 동물들을 마주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어릴 때 보호소에 들어왔지만 이곳에서 나이가 들게 되고, 그러면서 입양 기회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활동가들은 보호소 장기숙박 동물이 새 가족을 만나 이곳을 벗어나 한 가정의 일원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비글종 다원(8세 추정∙수컷)은 2017년 두 살의 나이에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가 운영하는 논산쉼터에 들어왔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보호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오래 지낸 것으로 치면 두 번째입니다.

다원은 2017년 여름 탈장된 상태로 울산시보호소에 들어왔습니다. 공고기간이 지났지만 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비구협이 논산 쉼터로 데려온 겁니다. 김해경 비구협 운영 과장은 "보통 보호소에 1~2세때 들어오는 품종견들은 펫숍에서 쉽게 구매했다 버려진 경우가 많다"며 "특히 비글은 어릴 때 귀엽지만 점차 몸집이 커지고, 힘도 세지고 에너지가 높아지면서 감당하지 못해 포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원의 경우 보호소가 아닌 임시보호 가정에서 지낼 때 문제행동이 발견됐습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있었던 겁니다. 아마 건강상태도 좋지 않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태도 때문에 버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더욱이 다원은 단체로 생활하는 쉼터에서 다른 개 친구들과 지내는 것에도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비구협과 다원을 아끼는 대부모 회원들은 지난해 6월 임시보호 가정에서 쉼터로 돌아온 다원을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위탁처에 보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원은 놀랍게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을 따르는 친화적인 성격으로 바뀌었고,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게 된 겁니다. 더욱이 어질리티(민첩성 훈련을 위한 장애물 놀이) 신동이라는 별명이 생길 만큼 장애물을 활용한 놀이에도 재능을 보인다고 해요.

김해경 과장은 "다원이라는 이름은 모두가 다 원하는 아이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며 "회원들과 대부모들은 다원이 이름처럼 올해는 장기숙박을 끝내고 평생 가족을 만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원이 올해 추석 명절에는 위탁처가 아닌 가정에서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다원이를 맞을 따뜻한 가족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han.gl/NsFUx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