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일본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처음으로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한 데다 급격한 엔화 약세로 수입 가격이 부풀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2차 오일쇼크'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일본 총무성이 20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종합지수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 상승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1981년 12월(4.0%)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 소비자물가는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은 것은 9개월째다.
일본의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다. 2014년 2.6%를 기록한 후 8년 만에 가장 상승 폭이 컸다. 그러나 2014년은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돼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해로, 이 영향을 제외하면 1991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잃어버린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일본이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을 경험하고 있는 것은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에너지 광물 수입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 후 전년의 배로 오르면서 전기·가스 요금 등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밀, 콩, 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급등해 식품 가격에 반영된 것도 큰 원인이다. 제국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4월에 7,000개 품목의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어, 올해도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일본 맥도널드는 작년 두 차례 가격을 올렸으나 이번 달에 또다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