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다른 세금 제도 시행 시기를 미루다 당초 올해로 예정됐던 ‘고향사랑 기부금’ 세제 지원 시기까지 덩달아 2년 늦추는 황당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제도가 당초 계획대로 올해 초 기부한 기부금부터 적용되도록 2월 임시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시행하면 실제 세액공제는 내년 연말정산 또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적용되는 만큼 연내 법률을 개정하면 시행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재부에 따르면,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시행 시기를 2025년에서 2023년으로 환원한 조특법 정부안은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이날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조정 등과 함께 국회에 제출됐다.
기재부가 시행 시기 조정에 나선 것은 연말 국회를 통과한 원안의 오류를 뒤늦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당초 올해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기 위해 시행 시기를 규정한 조특법 부칙을 개정했는데, 그 과정에서 부칙이 일부 맞물리며 올해부터 시행 예정이던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시행 시기까지 함께 밀렸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많은 조문을 처리하다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기재부는 물론 법안을 심사하는 법제처와 최종 법률 개정 권한을 가진 국회까지 어디서도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는 고향 또는 학업이나 근무, 여행 등으로 인연을 맺은 지역에 기부할 경우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과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 축구 선수 손흥민 등이 참여하며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