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 역시 크게 증가했으나, 원자잿값 급등과 엔화 약세로 수입액이 이보다 더 크게 늘어, 무역 적자 폭이 역대 최대치로 확대됐다.
일본 재무성이 19일 발표한 2022년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19조9,713억 엔(약 192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최대치다. 2014년에 기록한 종전 최대 무역적자(12조8,160억 엔)보다도 7조엔 이상 적자 폭이 늘어났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실적은 좋았다. 자동차와 철강 등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18.2% 급증해 사상 최대치인 98조1,860억 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일본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엔화 약세가 급격히 진행돼 수출보다 수입 증가액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입액은 전년 대비 39.2% 증가한 118조1,573억 엔에 달해 처음으로 100조 엔을 넘었다. 수입액 증가는 원유와 석탄 등 연료 품목이 이끌었다. 일본은 광물성 연료 수입을 주로 하는데, 에너지 가격 급등과 엔화 약세로 관련 수입액은 전년보다 96.8%나 증가한 33조4,755억 엔을 기록했다. 전체 수입액의 약 30%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수입도 82.1% 증가했고, 자원 부국인 호주로부터의 수입도 배로 증가했다.
지난달 무역수지 역시 1조4,484억 엔 적자였다. 17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나 가장 적자 폭이 컸던 10월에 비하면 적자 폭이 27%가량 줄었다. 달러당 150엔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가 최근 반등했고, 원자재 가격도 고점을 치고 내려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