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에게 마약을 먹인 뒤 사기도박을 벌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일당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도연 판사는 사기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2)씨에게 징역 3년을, 공범 B(44)씨와 C(60)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재력가를 물색해 골프 모임 등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뒤 사기도박을 벌여 6,900여 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카드 순서를 배열해 두고 정해진 패가 나오도록 조작한 '탄카드' 방식으로 범행했다.
A씨는 사기도박 전반을 기획·지휘하고, B씨와 C씨는 돈을 잃어주거나 따는 역할을 했다. 이들 외에 또다른 여성 공범들은 피해자를 유인해 도박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비교적 좋은 패를 준 뒤 '선수'에게는 한 단계 높은 패를 건네 베팅 금액을 키우도록 유도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월 12일 제주도의 한 숙소에서 피해자 D씨를 끌어들여 1,300여 만 원을 챙겼다. 같은 해 4월 5일에는 충북 모 골프장 숙소에서 피해자 E씨에게 필로폰을 넣은 커피를 마시게 한 뒤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이용해 사기도박을 벌여 2,100만 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다른 피해자 2명에게도 3,500만 원을 가로챘다.
A씨는 법정에서 "필로폰을 연인한테 받아 보관한 것일 뿐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사기 범행 경위나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도박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