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가 독일 탄광 확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구금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야기한 에너지 위기 때문에 독일 정부가 석탄 채취를 허용하자 이를 막기 위한 점거 농성 중이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툰베리는 이날 독일 서부 탄광마을 뤼체라트에서 탄광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구금돼 신원 확인 조사를 받은 뒤 당일 석방됐다. 툰베리는 지난 15일에도 한 차례 구금됐다 풀려난 바 있다.
기후활동가들은 뤼체라트 마을 지하에 매장된 석탄을 채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을 2년째 점거 중이었다. 탈석탄 시기를 2030년으로 기존보다 8년 앞당긴 주 정부가, 탄광을 '조기 폐쇄'하는 대신 마을을 철거하고 지하에 남은 석탄을 채취해 다 써버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석탄 채굴로 뤼체라트 마을이 철거 위기에 놓이자 일부 활동가들은 마을 내 지하 갱도나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생활했다. 이에 마을 철거와 석탄 채굴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결국 경찰은 지난주 기습 철거 작전에 나섰다. 기후활동가 약 300명과 이들이 머물던 목조건축물 등 65개가 지난 15일 퇴거 조치됐다. 이 과정에서 물대포와 경찰봉을 사용하고, 시위대 역시 돌과 폭죽을 던지며 저항하면서 충돌했다.
기후활동가들은 독일이 석탄 채굴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툰베리는 "석탄 채굴은 현재와 미래 세대에 대한 배신"이라며 "석탄을 캐지 말고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은 2045년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한편으론 탄광 개발을 확장하는 모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일시적'이란 단서를 달고 석탄 발전 재가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