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환경·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21년에만 전년 대비 87.6% 늘린 5조4,400억 원을 투자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진과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2022 K-기업 ESG 백서'를 18일 발표했다.
ESG 백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폭 감소 후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2% 줄었으나, 이듬해에는 4.7% 증가했다. 전경련 측은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화와 확장재정 기조에 따른 기업 생산량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매출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 기간 13.5% 감소해 온실가스 관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측은 친환경 사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기업들의 환경·안전에 대한 투자가 증가(2020년 2조9,000억 원→2021년 5조4,400억 원)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사업장 인근 가락바위 저수지의 수질과 수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만4,000㎡ 규모의 생태식물 섬을 만들었고, 한화는 바이오매스 에너지화 플랜트 등 신재생 에너지 플랜트 시공·운영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SK는 순환 경제 활성화를 위해 플라스틱 이용에 대한 계열사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중간 목표로 2030년을 정해 중단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을, 중장기적으로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하이렉스(HyREX) 전기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대비한 산업 안전 관리 강화 조치도 이뤄졌다. GS칼텍스는 산업재해, 안전사고, 자연재해 등 각종 비상사태와 관련한 24시간 대응 조직을 구성했고, LS전선은 안전보건 대책 강화를 위해 '중대재해예방위원회'를 설치했다. 현대제철은 재해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임직원들의 2차 안전사고와 정신건강 위해 요소 예방을 위해 트라우마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협력사에 대한 ESG 관리(실사), 자금·기술지원 등의 동반성장도 추진했다. 기업들이 협력사 설비·기술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상생펀드는 21년 5조 3,030억 원으로, 2019년( 2조 7,762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권·노동·환경 등에 대한 공급망 ESG 실사에 나선 기업도 1년 사이 66.8%(2020년 4,919곳→2021년 8,206곳)나 늘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ESG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중시되며 친환경 사업구조로의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안전 설비 등에 대한 투자 공감대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