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이 일반인에게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관리 가능한 병’이 될 수 있다. 조기 발견해 운동과 약물로 잘 치료하면 10~20년 넘게 별탈 없이 지내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안태범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는 ‘관리를 잘한다’는 뜻과 같다”며 “단계별로 적절한 약물 치료하고, 필요에 따라 뇌심부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파킨슨병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뇌 속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지난 2021년 13만1,548명으로 2018년(12만977명)보다 8.7% 늘었다.
안태범 교수는 “이전에는 떨림이나 느려짐 같은 운동 이상 증상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치매 등 비운동 증상도 상당히 중요해졌다고 보는 게 가장 큰 변화"라며 “관련 유전자가 많이 발견돼 질병 이해도 깊어진 된 것도 최신 흐름”이라고 했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과잉 행동’ ‘과소 행동’ 등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과잉 행동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떨림이고, 과소 행동은 느려지거나 둔해지는 증상이다.
글씨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 냄새를 잘 못 맡거나 침을 흘리는 것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고령인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져 파킨슨병 진단이 늦어질 때가 많다.
잠자다가 소리치거나 배우자를 때린다든지, 침대에서 떨어진다든지 하는 수면장애나 대변을 잘못 보는 증상도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허리나 어깨, 무릎에서 발생하는 통증이 외과적으로 명확히 진단되지 않을 때도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동일한 증상(떨림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마다 떨림 정도와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떨림으로 생기는 일상이나 사회 활동 제약 정도도 차이가 있다.
안태범 교수는 “환자마다 개별화해 진단ㆍ치료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증상과 치료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전체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