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페미니즘에 경도됐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지적 이후, 여성가족부가 지원을 중단했던 버터나이프크루(성평등문화추진단)가 정부 지원 없이 이어온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가부가 4기 버터나이프크루로 지정했던 17개 팀 중 13개 팀이 '그럼에도 우리는'이라는 이름으로 약 6개월간 활동을 이어갔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더라도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자발적 활동을 계속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들은 14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성평등 페스타, 우리는 멈추지 않아'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20~60대 여성에게 첫 아웃도어 활동 경험을 지원한 '우먼스베이스캠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노무 상담을 진행한 '스여일삶', 소수자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기록한 '산성비', 페미니즘이나 기후위기 등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었던 '담롱' 등이 그간 활동 내역을 알렸다.
'버터나이프크루'는 버터를 바르는 '버터나이프'처럼 청년들이 앞장서서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로 2019년 출범한 여성가족부 사업이다. 4기 버터나이프 크루가 출범식을 연 지 4일 만에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원 대상이 페미니즘에 경도됐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고, 이어서 여가부가 사업 중단을 결정했었다.
'담롱'의 한 참가자는 지난해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중단에 대해 "출범식까지 마친 사업이 여당 원내대표의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상황이 황당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럼에도) 막막하고 걱정되는 시간을 함께 싸워오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담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수행기관이었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15일 "'그럼에도 우리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을 지속했던 것은 차별과 혐오에도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일상의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사업을 2기로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