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지난달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향후 입주율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집계한 작년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1.7%로, 전달 대비 5.5%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분양단지 입주 예정자 중 실제 입주한 비율을 뜻하는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해 5월 82.4%에서 6월 82.3%로 떨어진 뒤 내림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기록한 66.2%는 2017년 6월 해당 조사를 시작한 후 역대 최저치였다.
입주율 반등은 지방이 이끌었다. 실제 지역별로 서울 80.2%, 인천·경기권 76.6%를 기록, 전달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1.8%포인트 소폭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강원권(52.5%→65%), 대전·충정권(65.2%→73.6%), 광주·전라권(61.6%→69.1%) 등은 크게 상승했다. 윤석열 정부가 작년 12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기로 발표하면서도 서울, 경기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으로 남겨 수도권보다 지방의 회복세가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56.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세입자 미확보'(22.0%), '잔금대출 미확보'(20.0%)가 뒤를 이었다. 특히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을 택한 응답자 비중은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거래가 끊기며 살던 집을 팔지 못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다.
서현승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난달 1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풀리고, 21일 경제정책방향에 세제, 금융, 규제완화 등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입주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3일 발표한 전매제한 기간 완화, 규제지역 해제, 청약 당첨자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 등 추가 완화책으로 향후 입주율은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주 여건이 어떻게 될지 설문조사해 분석한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이달 59.4로 지난달(51.9)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여건이 좋지 않다는 뜻인데, 부정적 전망세가 꺾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해 4월(91.7) 이후 11월까지 하락하다가 지난달부터 2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역별 전망지수 역시 △수도권(45.4→55.0) △광역시(55.9→59.2) △기타지역(51.4→ 61.2) 모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