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을 각설탕에 섞거나 체스판 속에 숨기는 수법으로 미국에서 몰래 들여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반입을 시도한 필로폰은 900억 원어치로 지난 1년간 국내에서 적발된 미국산 필로폰의 70%에 해당한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연실)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29)씨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B(29)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미국에 있는 총책 C(32)씨 등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C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에서 필로폰 27.5㎏와 MDMA(엑스터시) 800정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필로폰은 지난해 1~11월 국내에서 적발된 미국산(38.7㎏)의 71%에 달하는 규모로, 9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각설탕과 시리얼에 섞거나 체스판 속, 실내자전거 프레임 안 등에 숨겨 항공편으로 마약류를 밀수입하다 적발됐다. 검찰은 필로폰과 엑스터시 외에 대마 2.3㎏도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 마약단속국(DEA), 인천본부세관과 협력해 1년간의 추적수사 끝에 국내 조직원 모두를 검거했다"며 "미국과 한국에 각 거점을 둔 대형 국제 마약 조직의 실체를 밝힌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