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2월부터 자장면 등 외식 음식의 배달가격만 따로 분리한 물가지수를 공표한다. 가구주의 연령, 가구원 수 등 가구 특성에 따라 체감물가를 별도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통계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물가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계지표를 더욱 정교하게 생산하겠다고 했다. 올해 12월 발표를 목표로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시작한 외식배달비물가가 대표적이다. 기존 외식물가는 자장면, 삼겹살 등 관련 품목 39개의 매장을 찾아 매장과 배달 손님비율에 따라 매장가격 또는 배달가격을 반영해 산출했다. 이렇게 계산한 외식물가는 지난해 7.7% 상승,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이 뛰었다.
통계청은 현행 방식과 달리 매장가격과 배달가격을 분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산업으로 발전한 배달이 외식물가 상승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따져보기 위해서다.
가구 구성, 연령대 등에 따른 체감물가지수도 개발한다. 1인 가구, MZ 세대 등 가구 형태에 따라 주로 소비하는 물품이 다른 만큼, 맞춤형 물가지수를 만든다는 목표다.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지수 주 지표로 쓸지는 2025년 정기 개편 때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물가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자가주거비는 주택 보유자가 비슷한 주택을 임차했을 때 예상되는 비용을 뜻한다.
통계청은 미국, 영국처럼 자가주거비를 물가에 담아야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다만 국민연금 등 각종 정부 정책을 설계할 때 토대가 되는 물가지표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은 감사원이 감사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통계청은 객관성·중립성 확보를 위해 지난 정부부터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감사 결과가 나오면 종합적으로 객관성·중립성 확보 방안을 강구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