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전직 직원에게 법원이 대법원 양형기준을 초과하는 중형을 부과했다.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부인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김동현)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46)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 원, 추징금 1,151억8,757만 원을 선고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인 박모씨에겐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다만 어린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박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이씨 여동생과 처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씨 부부가 형기를 마친 후 횡령한 금액으로 경제적 이익을 누리려 한 점을 양형에 무겁게 반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을 복역한 뒤 재산을 활용해 이익을 누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메모지 등에 남아 있다”며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무겁고, 출소 후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은 횡령ㆍ배임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징역 5~8년, 가중 요소가 있더라도 징역 7~11년을 권고형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보다 훨씬 중하게 처벌한 것이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회사 자금이 들어 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 계좌로 2,215억 원을 15차례에 걸쳐 이체한 뒤 개인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범죄 수익을 금괴와 명품 시계, 리조트 회원권, 오피스텔, 아파트, 채권 등 다양한 형태로 은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