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내놓은 입장이 음모론 수준의 변명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전날 이 대표의 입장 발표에 대해 “늘 하던 대로 신파조에다가 적반하장을 섞은 것”이었다며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민과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정권이 나를 제거하려 한다'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거의 음모론 수준의 변명을 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가 성남FC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진 교수는 “병원 부지의 용적률을 올려줘 기업이 본 이익이 1,600억인데 이를 (이 대표가) ‘시민을 위한 이익’이었다고 (주장)한다”며 “무슨 유의미한 진술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 요구 문건, 실무 담당자의 진술이 다 나와있으니 조사는 사실상 마지막 수순”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9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12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약 14분에 걸쳐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 그는 “정치검찰이 파 놓은 함정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이 자리가 무리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전직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고, 노무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 모략으로 고통을 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은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번 소환을 검찰의 '정치 탄압'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지도부를 포함해 소속 의원 50여 명이 동행해 세를 과시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조사가 끝난 뒤에 이 대표는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라는 점을 조사과정에서도 명백하게 느꼈다”며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중인 2015~17년 기업 6곳으로부터 자신이 구단주인 성남FC에 거액의 후원금과 광고비를 내도록 하고 특혜를 줬다고 보고 있다. 이 돈을 검찰은 ‘대가성 뇌물’로 규정한 반면, 이 대표는 ‘적법한 광고비 유치’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