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빙어·산천어… 얼음 꽁꽁 강원도의 짜릿한 손맛

입력
2023.01.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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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7가지 겨울 축제

추위가 유난히 심하고 오래 지속된 올겨울, 강원도가 때를 만났다. 얼음도 꽁꽁, 눈도 펑펑, 코로나19 방역까지 완화되며 지자체마다 겨울 축제에 분주하다.

화천산천어축제는 규모와 명성에서 이미 세계적이다. 7일 개막해 29일까지 계속되는데, 지난 주말 이틀에만 26만 명이 다녀갔다. 손맛 짜릿한 얼음낚시는 축제의 백미, 30cm 이상 꽁꽁 언 화천천에 구멍을 뚫고 산천어의 입질을 기다리노라면 한겨울 추위도 잊힌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밤낚시를 운영한다. 화천의 숙박업소 이용 영수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얼음썰매, 아이스봅슬레이, 얼음축구와 미끄럼틀, 세계얼음썰매 체험존도 즐거움을 더한다. 세계얼음썰매 체험존에서는 산타썰매, 개구리썰매, 북극썰매, 가족썰매 등 다양한 썰매를 선보인다.


소양호 최상류 인제 남면에서는 20일부터 29일까지 인제빙어축제가 열린다. 냉수 어종인 빙어는 수심 깊이 살다가 얼음이 얼면 얕은 물가로 올라온다. 이름대로 추운 지역일수록 살이 단단하고 맛이 깨끗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빙어 맛도 좋지만 잡는 맛은 더 좋다고 자랑한다. 바늘이 댓 개 달린 견지낚시를 사용하는데 운이 좋으면 횟감과 튀김, 매운탕 거리까지 건질 수 있다. 야행성이라 오전 10시 이전, 오후 4시 이후에 잘 잡힌다고 한다. 드넓은 빙판에 얼음축구와 썰매, ATV 체험장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실속을 앞세우는 이들은 평창송어축제에 주목한다.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축제로, 진부면 오대천에서 지난달 30일 개막해 이달 29일까지 계속된다. 일반 얼음낚시터와 찬 바람을 막아 줄 텐트낚시터 2가지로 운영된다.

평창은 국내 최초로 송어 양식을 시작한 곳이다. 축제에 공급하는 송어 역시 100% 평창에서 길렀다. 살이 차지고 맛이 좋을 뿐 아니라 힘이 세서 손맛도 최고라 자랑한다. 송어낚시에는 미끼를 사용하지 않아 기본 요령만 익히면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다. 평창의 겨울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송어 맨손잡이’가 제격이다. 얼음장 같은 냉수에 들어가 재빠르게 달아나는 송어와의 한판 승부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직접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 센터에서 손질해 회나 구이로 바로 먹을 수 있다. 좀 더 정제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인근 전문식당을 찾아도 좋다. 평창은 전국에서 송어횟집이 가장 많은 곳이다. 송어 낚시 외에 스노래프팅,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은 명실상부 겨울왕국이다. 해발 700m 고원인 대관령면에서는 이달 20일부터 29일까지 ‘대관령눈꽃축제’가 열린다. 횡계터미널 주변 옛 시가지가 눈 세상으로 변신한다. 눈으로 만든 이글루에는 빛터널, 아이스카페 등 이색 공간이 마련되고, 100m 길이의 초대형 눈썰매장도 설치된다.

멧돼지 잡기 놀이인 ‘대관령 멧돼지 얼음땡’을 비롯해 눈 조각, 눈 미로, 눈 탑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대관령 알몸 마라톤’도 예정돼 있다.




겨울 축제라면 태백도 빠지지 않는다. 27일부터 31일까지 태백산국립공원과 태백문화광장 일대에서 ‘태백산눈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상징인 초대형 눈 조각과 얼음 조각을 배경으로 멋진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다. 30m 길이의 눈미끄럼틀과 얼음썰매도 즐거움을 더한다. 연탄불과 화덕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는 탄광촌 태백의 옛 추억을 되살린다.

홍천에서도 13일부터 24일까지 홍천강꽁꽁축제가 열린다. 맨손 송어잡기와 얼음낚시터가 운영되고, 비발디파크에서 스노월드(눈썰매, 얼음조각 전시)를 직영한다. 당나귀 체험, 눈꽃분수 등 이색 즐길 거리가 준비된다.

철원에서는 14일부터 24일까지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가 열린다. 현무암 협곡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활용한 축제로 태봉대교에서 송대소, 승일교, 고석정을 거쳐 순담계곡까지 8㎞ 얼음 위를 걸으며 겨울 한탄강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승일교 주변에는 얼음과 눈을 활용한 포토존이 마련되고, 주요 지점에서 버스킹 공연과 개썰매, 열기구 체험 등이 열린다.

최흥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