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36시간 휴전 선포 2시간도 안 돼 공습 가해"

입력
2023.01.06 21:28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 맞아 "예배 위한 휴전하자"
휴전 명령 후 2시간도 안 돼 우크라에 미사일 발사

러시아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공습을 가했다.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휴전을 선포한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가 휴전을 선언한 기점인 정오를 넘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 위치한 바흐무트에선 포격이 이어졌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러시아가 (휴전을 발표한 후에도) 로켓 두 발을 도시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주택 일부가 손상됐고, 사망자는 없는 걸로 전해졌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군에 이날 6일 정오부터 8일 0시까지 36시간 동안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성탄절(1월 7일)을 기념해 양측이 잠시 전쟁을 멈추자고 요청한 게 배경이다. 성탄절이 12월25일인 개신교나 천주교와 달리 러시아 정교회는 1월 7일이다.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정교회를 믿는 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예배에 참석할 기회를 줄 걸 우크라이나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우리 군인들의 진격을 잠깐이나마 멈추게 하려는 속임수”라며 즉각 휴전을 거부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서 "러시아는 점령지를 떠나야 한다. 그럴 때만 임시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푸틴의 제안에 “숨 쉴 구멍을 찾으려 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은 푸틴 대통령의 명령대로 일시적인 휴전을 준수했다"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휴전에 들어갔는데도 우크라이나 정권은 인구 밀집 지역과 러시아군 진지에 포격을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