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인력난을 겪는 조선업체를 돕기 위해 정부가 외국 인력을 지금보다 빨리 데려올 수 있도록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4개월에서 1개월로 줄인다. 해외 수주가 늘면서 올해 선박 생산에 약 1만4,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 계획대로라면 당장 이달 안에 1,000명 이상의 '예비' 외국인 근로자가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 애로 해소방안'을 6일 발표했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는 ①현재 평균 열흘 걸리는 외국인력 고용 추천 절차를 6일로 줄인다. 법무부는 ②외국인 근로자들의 사전심사부터 비자 발급에 걸리는 기간을 5주에서 10일 이내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일부터 부산·울산·경남 창원·거제·전남 목포에 조선업 비자 특별 심사를 돕기 위해 총 20명을 파견했다. 현재 산업부의 고용 추천을 받고 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1,0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이달 안에 발급을 끝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 입국 문턱을 낮추는 제도도 도입한다. ③현재 내국인 근로 인력의 20%로 제한된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을 2년 동안 한시적으로 30%까지 늘린다. 또 ④국내 대학에서 조선 분야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유학생에게는 일반기능인력 비자(E-7-3)를 발급할 때 실무 능력 검증을 면제하기로 했다. ⑤숙련기능인력에 발급하는 비자(E-7-4)의 연간 배정인원 한도도 2,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리고, 이 중 조선 분야에 400명을 따로 할당한다. ⑥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출신의 고졸 이상 연수생이 국내 기능 교육을 이수하면 전문 취업비자(E-7)를 주는 제도도 만든다.
최근 조선 산업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황을 극복하고 반등 중이다. 2020년 827만 표준선환산톤수(CGT: 선박 종류별로 제작 난이도를 감안해 구한 공사량 지표)였던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2021년 1,726만 CGT, 2022년 1,559만 CGT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앞서 수년 동안 불황을 겪고 임금이 줄면서, 조선협회는 올해 말까지 생산 인력이 1만4,000명 부족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가 지난해 4월부터 추천 절차를 거쳐 용접공 등 외국 인력 1,621명을 수급하려 했지만, 각종 행정 절차로 제도 시행 8개월 동안 한국 취업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412명에 그쳤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비자를 기다리는 1,000여 명을 이달 중 다 처리하면 외국 인력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