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의원 “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 궤적 본 시민도 알더라”

입력
2023.01.06 11:45
“남산 쪽으로 간 거 아니야” 등 반응 
“구글 지도만 활용해도 추적 가능했다”

북한 무인기가 지난달 26일 대통령실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을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가 보고한 무인기의 궤적을 본 일반 시민도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국방부가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한 것은 대통령실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나온다.

김 의원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방위에서 보고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 궤적을 일반 시민들한테 보여주니까 그런 의문을 갖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의 항적 지도를 본 서울시민이 “우리 마을 종로를 지난 것 같다”, “중랑구도 지났네, 우리 마을”, “남산 쪽으로 간 거 아니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김 의원도 처음에는 무인기가 서울 북부 지역을 지난다는 생각에 머물렀다고 한다. 하지만 궤적 아래 지도를 유심히 보니 남산 남쪽, 즉 용산으로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은 국방부의 무인기 항적 지도 제작 방식이다. 무인기의 궤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파악한 것이 아니라, 뜨문뜨문 파악된 무인기 궤적의 중간은 추정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증언은 무인기 비행 계선이 쭉 연결됐는데 ‘그럼 계속 추적해서 이렇게 된 거냐’ 하니까 ‘그게 아니다’(라고 했다)”라며 “관측되다가 안 되다가, 탐지되다가 안 되다가 했기 때문에 그럼 탐지 안 됐을 때는 어떻게 했느냐 ‘그건 그냥 연결했다’는 거”라고 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이 자주 쓰는 ‘구글 지도’를 활용해도 이 같은 추적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국방위가 끝나고 와서 바로 우리 비서들한테 비행금지구역을 표시하고, 이걸(항적 지도) 표시해 보자 해서 구글 지도에 표시해보니까 비행금지구역 북단을 연해서(스쳐서) 지나가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같은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9일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다”며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시 군 관계자는 김 의원의 의혹제기에 “이적행위”란 표현까지 썼다.

당시 국방부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대통령실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국방부는 ‘비행금지구역을 침입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점검하라’ 했는데, 그 다음 날 (국회에) 나와서 극구 ‘이건 아니다, 아니다. 확신한다’고 했었고, 국방위원에게 ‘이적행위’란 표현까지 했다”라며 “대통령실에서 얼마나 압력을 넣었으면 이렇게까지 표현을 할까 싶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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