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사막서 열린 삼성·LG의 '화면 결투'…"접고 펼치고 잡아당긴다" VS "세상서 가장 밝다"

입력
2023.01.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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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CES에서 디스플레이 경쟁력 격돌
삼성, 세계 최초 '폴더블+슬라이더블' 패널 공개
LG, 현존 올레드TV 패널 중 가장 밝은 제품 전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뜨거운 화면 전쟁을 펼쳤다. 4일(현지시간)에는 두 회사가 같은 시간대에 나란히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부스 투어를 진행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접고 펼치고 잡아당기는 '플렉스 하이브리드' 패널을, LG전자는 세상에서 가장 밝은 '올레드TV' 패널을 대표작으로 내세우며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왼쪽은 접고 오른쪽은 당기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CES를 통해 ①혁신 기술이 결합된 플렉스 하이브리드 제품 ②퀀텀닷(QD)-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제품 ③디지털 콕핏용 대화면 디스플레이 등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제품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만든 '플렉스 하이브리드'였다. 이 제품은 화면 왼쪽에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기술이, 오른쪽에는 슬라이더블(잡아당길 수 있는) 기술이 쓰였다.

이날 시연회에서도 작은 전자수첩 모양의 제품을 양옆으로 펼치자 손바닥 두 개 크기의 10.5형 화면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 정도 기술은 이미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도 구현된 내용. 이 제품의 하이라이트는 오른쪽 끝을 잡아당겨 화면 크기를 12.4형까지 늘릴 수 있단 점이다. 화면을 늘려 최대 크기를 만드니 인터넷 쇼핑몰을 더 편하게 이용하거나 영화·유튜브를 더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었다.

삼성의 독자적 올레드 기술인 'QD-올레드' 새 제품도 등장했다. 올해는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77형 TV용 QD-올레드와 49형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용 QD-올레드를 추가했다. 신제품들은 최대 밝기가 약 2,000니트(nit) 이상 향상된 반면 전력은 앞선 제품과 비교해 25% 덜 쓰인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접목되는 '뉴 디지털 콕핏'도 최초 공개됐다. 이 제품은 좌우로 긴 형태의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용 디스플레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쓰일 경우 운전자가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접히는 기능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굽혀지는 디자인도 다채롭게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D "세상에서 가장 밝은 올레드TV 패널"



세계 올레드TV 패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세상에서 가장 밝은 3세대 올레드TV 패널을 발표했다. 424억 개 초미세 렌즈와 화면 밝기 강화 알고리즘을 결합한 '메타 테크놀로지'가 핵심 기술이다.

이날 LG디스플레이 시연장에선 해당 기술이 쓰인 디스플레이 화면이 첫 선을 보였는데, 물방울과 꽃잎같이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는 물체는 물론 어두운 공간에서도 다채로운 색감을 잘 표현해 내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모서리에서도 잘 보이는 올레드TV 기술



화면 정면 대비 밝기가 절반이 되는 각도를 뜻하는 시야각도 넓어졌다. 시야각이 넓을수록 대각선에서도 TV 화면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번 제품 시야각은 기존 제품 대비 30% 넓어진 160도이다. 실제 시연장에 전시된 화면의 양쪽 끝에 서도 화면을 보는 데 무리는 없었다. 참관객들 입에서도 "화질이나 시야 범위가 확실히 좋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LG디스플레이 3세대 올레드TV 패널은 현존하는 올레드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2,100니트(nit) 화면 밝기를 달성했다. 전작 대비 60%가량 좋아진 수치다. 에너지 효율도 22% 개선됐다. LG전자는 올해 양산하는 프리미엄급 올레드TV 패널에 '메타 테크놀로지' 기술을 먼저 적용한 뒤 앞으로 모든 제품에 해당 기술을 담을 계획이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 전무는 "초격차 기술인 메타 테크놀로지 개발 성공은 올레드TV 화질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송주용 기자
라스베이거스= 이서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