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당을 대통령에게 예스(Yes)만 하는 예스맨으로 100%로 채운다면 당과 정부가 잘될 것 같냐”며 “과거 100% 예스맨으로만 채워 망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권을 잡을 경우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이 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보안적인 당대표가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원 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는 지난달 15일 보도 후 “경선 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하는 등 당내 ‘윤심(尹心) 엄호’ 기류에 날을 세워 왔다.
유 전 의원은 이은 YTN 인터뷰에서 “윤심(尹心)이 당심, 당심이 민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당을 장악하면 (내년 총선이) 2016년의 재판(再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선거 때 논란이 되는 대통령이나 측근들의 공천권 장악 시도를 두고 “보수정당은 2007년 친박(親박근혜), 친이(親이명박)로 싸우고 2012년과 2016년에는 친박과 비박으로 싸웠다”며 “2016년 선거(총선)는 진박 감별사들이 나와 오로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말과 지시를 그대로 따를 사람을 공천한다고 했기 때문에 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두고는 “유승민 방지법이라고 하는데,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대 룰을 (개정)하는 건 좋지만 대통령의 사당화가 되는 건 정말 안 좋은 것”이라며 “국민이 보기에는 당이 너무 오른쪽으로 극우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당원 투표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가결했다. 기존 룰은 당원투표 70%와 일반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던 방식이다. 새 룰은 올 3월 치러질 차기 전당대회부터 적용된다.
한편 2일 유 전 의원은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글로벌리서치가 한겨레의 의뢰로 지난 26, 27일 전국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유 전 의원은 28.5%로 1위, 안철수 의원은 11.9%로 2위,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9.4%로 3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5%로 4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403명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는 나 부위원장이 20.6%, 안 의원이 17.3%를 얻어 각각 1·2위를 기록했고, 유 전 의원은 13.5%로 3위에 그쳤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0.2%(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