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1곳당 256명 수시 '미달'...서울과 격차 더 커졌다

입력
2023.01.01 17:43
수시 정원 대비 미등록자 비율 지방 18.6% 서울 3%
전남 32.9%로 최대..."정시도 유사할 것"

2023학년도 대학 수시 모집에서 지방대 1곳당 평균 256명씩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 있는 대학과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벌어져 새해에도 지방대의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방대 수시모집 3만3,270명 미충원

1일 종로학원이 전국 216개 대학의 수시모집 미등록 규모를 분석한 결과, 지방대 130곳에서 정원 대비 3만3,270명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대학 44곳에서 1,705명, 서울 소재 대학 42곳은 1,396명이 수시 정원보다 부족했다. 서울 소재 대학 1곳당 수시 미충원 인원이 33명인데, 지방대는 7배가 넘는 인원이 수시 모집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지방대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3만2,617명에서 올해 652명 증가했다. 반면 서울 대학은 지난해 1,800명에서 404명 감소했다. 서울을 뺀 수도권 대학의 미충원 인원도 지난해 1,852명에서 올해 1,705명으로 감소했다. 수시 정원 대비 미충원 비율을 따졌을 때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15.6%포인트로 지난해(14.8%포인트)보다 커졌다.

전남 미충원 비율 32.9%...올해 정시도 지방대 '고난' 예상

학생을 뽑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은 지역은 전남으로, 정원 대비 미충원율이 32.9%다. 수시모집 합격자 3명 중 1명이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 제주(28.2%), 전북(24.8%), 경북(21.9%), 경남(20.5%)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구(5.9%), 대전(12.1%), 세종(15.7%)의 미충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서울과 지방대 간 격차는 신입생 모집 단계부터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2011년 99.5%에서 2021년 99.2%로 소폭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지방은 99.1%에서 92.3%로 크게 줄었다.

게다가 수시에서 뽑지 못한 인원을 추가로 더 뽑아야 해 정시모집에서도 지방대의 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종로학원은 "수시에 미등록이 많은 지역일수록 정시에서도 힘든 구조"라며 "지방대 경쟁력 확보, 지자체, 기업과 연계된 취업 대책 등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대·연세대 정시 원서 접수 마무리

한편 서울대와 연세대는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경쟁률이 전년보다 하락했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1,345명 모집에 4,282명이 지원해 3.18대 1의 경쟁률(지난해 4.13대 1)을 기록했다. 연세대도 1,672명 모집에 6,219명이 원서를 내 경쟁률이 지난해(4.77대 1)보다 낮은 3.72대 1이다.

서울대는 정시 선발 인원의 증가로 경쟁률이 하락했고, 연세대는 이과생의 상위권 대학 문과 교차 지원 증가 등의 변수로 경쟁률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입시업계에서 나온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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