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데이트 장소" "남산의 매력"...40년 만에 간판 내린 밀레니엄 힐튼에 SNS는 아쉬움 가득

입력
2023.01.01 15:30
밀레니엄 힐튼 서울, 31일 자로 영업 종료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추억이 깃든 호텔이 영원히 사라지네요." "굿바이 밀레니엄 힐튼."


40년 동안 '남산의 명물'로 자리한 서울 특급호텔 밀레니엄 힐튼이 2022년을 끝으로 영업을 마치자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품위 있게 나이 먹은 공간이었다", "여러 시간이 쌓인 만큼 의미도 많은 곳", "부모님의 데이트부터 내 어릴 적 추억까지 너무 많이 쌓인 공간", "남산의 매력이 이렇게 또 하나 사라져 간다" 등이었다.

밀레니엄 힐튼 관계자는 "30일 마지막 투숙객을 받고 31일 퇴실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오전 건물에 붙은 간판까지 떼어내면서 밀레니엄 힐튼은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83년 건립된 밀레니엄 힐튼은 지하 1층, 지상 22층 규모의 5성급 호텔로 국내 '1세대 현대 건축가'로 꼽히는 김종성씨가 설계했다. 이 호텔은 남산을 마주보게 지어져 숙박객들에게 남산의 아름다운 전경을 선사해주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1995년부터 30년 넘게 연말이면 로비에서 힐튼 미니어처 열차를 운행해 인증샷 명소로도 입소문을 탔다. 연말 기부 이벤트용이었던 이 열차는 호텔 영업 종료에 맞춰 10월 마지막 운행을 끝냈다.

대우개발이 운영하던 이 호텔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를 거치며 1999년 싱가포르 기업 훙릉의 자회사 CDL호텔코리아에 팔렸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업체 이지스자산운용에 다시 매각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건물을 허물고 오피스, 호텔 등으로 꾸려진 복합 시설을 2027년까지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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