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편 승객 절반이 양성… 정부 '중국발 입국자 전수 검사' 방침

입력
2022.1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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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국발 확산에 '신종 변이 나올라' 세계가 비상
'PCR 확인·음성확인서'로 유입 차단… 중국 항공편도 조정
30일 한덕수 총리 주재 중대본 회의서 확정해 발표

중국의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정부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전수 검사 실시를 유력 검토 중이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원칙으로 하되, 먼저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사 체계를 강화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추면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최대한 막으려는 조치다.

방역 당국은 29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열어 중국 대상 추가 방역 조치를 논의했다. 자문위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3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응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중국발 코로나19 리스크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이달 28일까지 해외 유입 확진자 1,849명 중 중국발 확진자는 15.1%(278명)였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지난달에는 1.1%였다. 한 달 새 약 15배로 증가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밀라노에 도착한 중국 항공편 두 편의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탑승객의 50%가 양성이었다고 보도했다.

신종 변이 검사에 초점 맞춰 대응… "실무 대응 수준도 봐야"

방역당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PCR 검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변이 감염 유무를 파악하려면 PCR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 내 확진자가 폭증하면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는데, 현재 중국이 그런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미 중국발 확진자에 대한 전장유전체(총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상회복 추진으로 국내 입국 후 PCR 검사를 축소한 상황이라 시행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입국 단계에서 검사를 강화해야 하지만, 바로 가동하는 건 실무적 차원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내 확진자가 치솟는 만큼 할 수 있는 조치부터 실시한 뒤 추이를 보며 방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PCR 검사 체계를 재정비하는 동안 입국 48시간 전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 정부가 입국자에게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만큼 상호주의에 따라 요구할 수 있다.

일본·이탈리아는 전수 검사, 미국은 음성확인서 요구

다만 잠복기를 고려해 음성확인서는 임시방편으로 써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정기석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국가마다 검사 체계가 다르고, PCR 검사가 변이를 보는 데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일단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변이 판별이 어렵고 공항 내 검사 대기 장소를 두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중국발 확진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편 좌석 점유율 축소나 부정기편 일시 중지 조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과 인도, 이탈리아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과 마카오, 홍콩 입국자까지 포함해 음성확인서를 요구할 계획이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