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대국민 온라인 소통창구인 '국민제안'을 통해 접수된 약 2만 건 중 17건을 우수 제안으로 선정해 정책으로 추진한다. 취약계층 건강보험료 체납 유예, 국립공원 반려동물 동반 입장 등을 통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시민사회수석실은 지난 9월부터 접수한 국민제안 약 2만 건 중 개별 민원이나 단순 건의를 제외한 나머지 제안을 검토해 제도개선 검토대상 과제 360건을 우선적으로 추렸다. 이 가운데 국민제안심사위원회가 최종 선정한 17건에 대해 관계 당국과 협의를 거쳐 정책으로 만들기로 했다.
정책화 대상으로 선정된 17건의 제안에는 △국립공원 반려동물 동반 입장 △전동킥보드 면허 인증 △취약계층의 소액 건강보험료 체납처분 유예 △한부모가족 양육지원비의 중단 없는 지원 △미용사 등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 결과 공개 확대 △경찰공무원 색각이상자 채용 제한 완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가입가능 청년 연령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국립공원 출입 시 공원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장애인 보조견 제외), 고양이 등은 입장을 할 수 없는데, 국립공원 내 생태계 영향이 적은 일부 구간을 선정해 동반 입장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강 수석은 "17건에 대해선 내년 1년간 빠른 정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당장은 정책화가 어렵지만 관계기관에서 영향 등을 고민해보고 공론화 절차가 필요한 제안에 대해서도 앞으로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제안이 빠르게 정책화할 수 있게 국민제안 운용체계도 개편했다. 정책화 추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정기준과 단계별 프로세스를 정교화하고 국민제안 심사위원회 내 민간 전문가를 6명에서 9명으로 늘려 전문성·중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제안 홈페이지에는 '국민참여토론' 코너를 신설하고 국민제안 청원이 행정안전부가 운용하는 범정부 온라인 청원처리시스템(청원24)과 연계될 수 있도록 정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제안을 통합소통포털로 개편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의 중복투표 문제가 제기돼 우수 제안을 철회한 적이 있었던 만큼 인기투표 방식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