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풀자… 해외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 경계" 강화

입력
2022.12.2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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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이탈리아·인도,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 검사 의무화
미국도 출국 48시간 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 요구

방역 봉쇄를 푼 중국발 여행객이 쏟아져 나올 조짐에 해외 각국은 되레 이들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대만, 이탈리아, 인도는 중국발 입국자들의 코로나19 검사 등을 의무화했고, 미국은 출국 48시간 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받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의 여행 사이트인 트립닷컴에서 외국행 항공편과 해외 호텔 검색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동시에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크게 늘면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우려가 각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30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입국하는 사람과 7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입국 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도도 중국과 홍콩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일본과 인도 모두 도착 시 양성인 사람은 격리해야 한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이탈리아도 28일 중국발 입국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에서만 시행 중이던 중국발 입국객 상대 코로나19 검사를 전체 국제공항으로 확대한 것이다. 말펜사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 26일 중국발 입국객 가운데 2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롬바르디아주 당국은 "첫 항공편의 경우 중국인 승객 92명 중 35명(38%), 두 번째 항공편에선 중국인 승객 120명 중 62명(52%)에게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오라지오 스킬라치 이탈리아 보건부장관은 말펜사 국제공항의 검사 결과 등을 검토한 뒤 중국에서 오는 모든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대만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중국발 입국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중국발 입국자는 모두 도착 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며, 양성 판정이 나오면 자가 격리된다. 필리핀도 중국 관광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제이미 바우티스타 교통부 장관은 "중국에서 오는 방문객에 대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중국발 입국객에 대한 의무 검사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음달 5일부터 중국과 마카오, 홍콩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에게 비행기 탑승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받기로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 정부가 적절하고 투명한 역학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규제에도 여행과 가족·친지들과의 재회에 목마른 중국인들은 중국 당국의 여행 규제 해제에 기쁨과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은 중국은 내달 8일부터 외국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해제하고 자국민들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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