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는 수법을 써 병역 회피를 도운 브로커 1명이 추가 적발됐다.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배구선수 외에 다른 종목 선수들도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은혜)는 “질병 증상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감면받게 한 브로커 A씨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뇌전증을 호소해 병역을 면제받게 해주거나 신체검사 급수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브로커 구모씨도 A씨와 같은 수법을 동원했다. 직업군인 출신인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행정사 사무소를 차리고 신체검사, 입영연기, 생계곤란 등 다양한 병역 회피 사유를 앞세워 활동했다. 그는 건당 수천만 원씩 받고 면제 방법을 알려줬는데, A씨처럼 뇌전증을 앓고 있다고 허위 진단을 받는 식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지만 동업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병무청은 이달 초 ‘병역 면탈 합동수사팀’을 꾸려 브로커와 병역 면탈자를 수사해왔다. 전날 OK금융그룹 소속 프로 배구선수 조재성(27)은 남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고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 병역 면탈 의심자 중에는 프로 축구선수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직업으로 한정해 수사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브로커와 관련된 병역 회피 의심자들을 조사하다 보니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과 병무청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합동으로 브리핑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