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지청에 불출석... 검찰은 1월 대면조사에 무게

입력
2022.12.28 20:30
이재명, 민주당 전국 순회차 광주 방문
"성남FC 의혹, 이재명에 교차검증 필요"
서면조사는 형식적 절차… 가능성 낮아
1월 국회 임시회 확정 뒤 조사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이 대표에 대한 대면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검찰이 출석을 요청한 이날 민주당 전국 순회 행사인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지난 26일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언급한 '정해진 일정'을 진행한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대면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3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하는 과정에 성남시가 깊숙이 개입했고, 이를 보고받고 최종 승인한 인물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대표가 기업들의 성남FC 후원 과정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 당시 어떤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했는지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성남FC에 후원한 기업들이 '성남시에 요청한 민원 내용'과 '후원 시기 및 구조'를 제각각 진술하고 있는 점도 대면 조사가 필요한 이유로 꼽는다. 검찰은 앞서 3개 기업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성남FC 후원 과정에서 성남시의 구체적 역할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기업에서 내놓은 진술과 물증이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려면, 이 대표 입을 통해 '교차 검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면조사 같은 형식적인 절차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와 소환 일정을 다시 조율할 예정이다. 이 대표 측에서 이미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식에 대해선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적절한 시점에 대면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 대표가 국회 임시회가 끝나는 내년 1월 9일 이후 검찰 소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일각에선 검찰이 두세 차례 더 소환 통보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지만, 검찰은 "현재로선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대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 벌써부터 구속영장 청구 등 강수를 고민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도 소환 불응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구속 수사의 명분이 생긴다는 점을 의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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