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구로도서관에서 “엄마는 동화작가” 강좌를 들었다. 쓰고 싶었지만, 못 쓰는 이유만 늘어놓던 때였다. 신청을 머뭇거리다 시도하지 않으면 내가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 어떤 글을 얼마나 쓸 수 있을지 영원히 모를 것 같아 수강 등록을 결심했다.
동화 쓰기는 쉽지 않았다. 한 편씩 쓸 때마다 “음, 이렇게 쓰면 동화가 아니지”라는 생각이 쌓여갔다. 어느 날은 어린이가 읽기에 문장이 길었고, 어느 날은 주인공인 어린이의 행동과 말에 어른의 시선이 들어갔다. 흥미로운 소재에만 집착해 익지도 않은 글을 내놓기도 했다.
이 작품을 쓸 때 “어떻게 해야 어린이가 행동하고, 사건으로 이야기가 이어질까?”를 고민했다. 사실 자신은 없었다. 당선 소식을 접한 후 내가 쓴 글이 독자에게 소개될 기회를 얻어 무엇보다 기뻤다. 예기치 못한 큰 상으로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은 기분이다.
쓰는 이는 “무엇을, 어떻게 쓸까?”를 항상 생각한다. 어린이의 행동과 말을 세심히 살피고, 그에 맞는 서술 방식을 고심한다. 사회구성원인 어린이가 마음껏 움직이고, 싸우고, 이겨내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 내가 쓴 동화는 다시 여러 번 폐기되거나 수정될 것이다. 무섭지만 층계를 꿋꿋이 오르는 주인공처럼 나도 앞으로 나아가 보려 한다.
주인공에게 도움을 준 아주머니와 고양이, 아기가 있었던 것처럼 내게도 많은 분이 옆에 계셨다.
동화가 품어야 할 가치와 동화작가로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방법을 알려준 이나영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구로도서관에서 “엄마는 동화작가”라는 강좌를 개설해 준 덕분에 습작할 기회를 얻었다.
떠들썩하게 울고, 웃으며 곁과 가장자리에 서식하는 철학적 사유를 같이 이야기 나눈 생태적 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신승철 이사장님과 서로살림농도생협 인문학 모임 n-1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탈주선을 그릴 힘을 주셨다.
갈산도서관과 고척도서관에서 수업 준비를 함께 한 도서관 활동가 이은경, 정혜령 선생님 덕분에 그림책과 동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쓰기 위해 동화를 끊임없이 읽고 분석하고 이야기 나누며, 합평까지 한 트리다 모임 선생님들께도 감사하다. 부족한 글을 언제나 진심으로 읽고 나은 방향으로 쓸 수 있도록 조언해주셨다.
나를 믿고 든든하게 옆을 지켜준 준 가족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 하동과 부산, 김포에 있는 가족들의 안식처를 찾을 때마다 위안을 얻는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준 남편과 아이들에게 특별히 감사하다.
△1973년 경남 하동 출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현 생태적 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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