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내년 2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정상회의 개최가 목표라고 밝혔다. 평화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종전을 위한 3단계 평화계획'의 최종 단계다. 다만 쿨레바 장관이 회담에 러시아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쿨레바 장관은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중재자로 삼아 내년 2월 말까지 유엔에서 글로벌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싶다고 밝혔다. 내년 2월 말이면 올해 2월 24일 시작된 전쟁이 1주년을 맞는 시점이다. 그는 "모든 전쟁은 전쟁터와 협상 테이블에서 취한 행동의 결과로 끝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쿨레바 장관은 유엔을 통한 평화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이유는 "유엔은 특정 국가에 혜택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재자로 삼으려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그는 자신이 효율적 중재자이자 협상가임을 설명했다"며 "우리는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맞서기 위한 무기 제공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너지와 재정 등 지원 △10개 평화공식 이행과 글로벌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 등 3단계 평화계획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평화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내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그는 이 정상회의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평화회의에 러시아 초대 여부를 두고는 전쟁범죄에 대한 단죄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국제 재판소에서 전범으로 기소되는 것이 먼저"라며 "이 방법으로만 그들이 이 절차에 초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가 협상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전장에서 저지르는 모든 일이 그들의 말과 정반대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다음날인 지난 22일부터 공개적으로 협상을 통한 종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협상 조건인 점령지 반환과 러시아군 완전 철수 등을 모두 일축해 타협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협상 제안을 시간 끌기용으로 보고 있다.
한편 쿨레바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두고는 "완전히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중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 (약 2조3,000억 원) 규모의 무기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쿨레바 장관은 "미국 정부가 통상 훈련에 1년이 걸리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6개월 내로 우크라이나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특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