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 피해자도 일본도 설득 못했다

입력
2022.12.26 19:00


한국과 일본의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은 이후 외교부 국장급 협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소득이 없다.

일본은 협의에 응하면서도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다. 강제동원으로 이득을 본 일본 기업의 사과와 배상 과정 참여와 사과 등 피해자 측이 요구하는 ‘성의 있는 조치’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피해자들과 일본 정부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렇다할 접점이나 묘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피해자 측 "재단 통한 해법에 일본 기업 빠져... 반대"

유력하게 거론되는 해법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한국 기업 등에서 기부금을 받아 재원을 조성한 뒤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본 기업을 통하지 않는 방법이다. 재단은 피해자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 목적 등 정관 변경을 추진 중이다.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단과 지원 단체는 일본 기업의 참여 회피를 눈감아주는 방안이라며 반발한다. 이들은 26일 서울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입장을 못박았다. 또 지난주 한국 정부로부터 재단을 통한 재원 조성 방안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당국자 "최종안 아직 없다"

한국 외교부는 “최종 해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26일 도쿄에선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의 국장급 협의가 열렸다. 한국 당국자는 도쿄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우리가 일본에 요구해온 성의 있는 조치를 오늘 집중 논의했다”고만 말했다.

한일 정부는 내년 초에도 국장급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다만 협의의 주도권은 일본이 쥔 상황이다. 최종안 도출이 ‘성의 있는 조치’에 대한 일본의 입장 변화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입장은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일본에선 내년 봄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일본 여론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나 배상에 회의적인 만큼, 기시다 내각이 한일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정치적 동력도 충분하지 않다. 기시다 내각은 최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증세 방침을 발표한 후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내각 출범 이래 최저인 35%를 기록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