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가 추진했던 '장준하 평화관' 건립 사업이 무산됐다. 지역사회 내부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지만, 사료 확보와 예산 문제의 어려움 때문에 사업이 보류됐다.
포천시 관계자는 26일 "장준하 선생 관련 사료를 구해 전시하는 문제와 예산 확보 어려움으로 장준하 평화관 건립 사업을 접었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윤국 전임 시장 취임 직후, 장준하 선생이 숨진 채 발견된 약사계곡 주변인 이동면 4,000여㎡ 규모 부지에 장준하 평화관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토지매입 절차 등이 마무리되면 2024년 시설물을 짓기로 유족과 협의까지 끝냈다. 이후 재정 확보가 걸림돌이 됐지만, 사업비를 60억 원으로 축소해 도시계획시설결정 절차를 밟았다.
장준하 평화관 건립은 지난 7월 국민의힘 소속 백영현 시장이 취임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백 시장이 "장준하 선생의 역사적 가치는 존중하지만 포천에는 특별한 연고가 없어 맞지 않는 사업"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장준하 선생 사료 확보도 평화관 건립의 난제였다. 2020년 경기 오산 한신대 경기캠퍼스에 ‘장준하 통일관’이 마련돼 고인의 유품과 독립운동 사료 등이 전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양수발전소 홍보관에 장준하 선생 기념시설 마련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1918년 8월 27일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장준하 선생은 일제강점기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1945년 해방 이후 월간 사상계를 창간했고,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1975년 8월 17일 포천 약사봉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돼 권력기관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