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등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다음 달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집값이 계속 하락할 경우엔, 부동산 세금을 더 크게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발표한 각종 대대적 규제 완화나 세금 중과 완화 조치가 가파른 부동산시장 하락 흐름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책 목표는 부동산시장 연착륙"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21일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공개한 내년 초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해제 시점을 1월이라고 못 박았다. 현재 정부는 서울,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 등 일부 지역만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또 다주택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던 취득세 중과 완화도 내년 2월 관련 법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정부는 취득세 중과를 적용받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 1주택자처럼 집값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고 3주택자 이상은 현행보다 약한 중과 세율을 매기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규제지역 해제 등) 발표한 조치들을 몇 개월 시행하면서 시장이 제대로 안착하지 않으면 대응을 할 생각"이라며 "징벌적 부동산 세금 중과를 상당 부분 풀고 있는데 더 큰 폭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부동산 세제가 아직 유지하고 있는 중과 제도의 추가 완화 또는 폐기를 시사한 발언이다. 정부가 올해 폐기를 시도한 종부세 중과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3주택자에 한해 적용하는 식으로 결론 났다. 양도세 중과는 2024년 5월까지 1년 추가 유예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개편안은 내년 7월 세법개정안 발표 때 담길 예정이다.
그러면서 추 부총리는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다주택자에게 일종의 '투기꾼'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덧씌워 그들의 수요를, 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많이 막았다"며 "다주택자는 투기꾼이 아닌 임대주택 공급자로 이런 공공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