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기를 탄 사람이 국내선 여객기 탑승객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월 방역을 강화하면서 지난 2년 7개월 동안은 국내선 이용객이 더 많았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308만1,000명, 국내선 여객은 28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국제선은 734%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시기 국내선 여객은 12.9% 감소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은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10월 252만2,000명까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사라진 4월 이후 국제선을 타는 관광객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긴 했지만, 일본을 가려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국제선 여객 수 상승 흐름을 끌고 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일본행 비행기를 탄 사람은 82만 명으로 10월(41만6,000명)과 비교해 두 배가량 늘었다.
국내 항공사들은 늘어나는 일본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항공 편을 크게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1일부터 인천~삿포로 노선을 매일, 오키나와 노선을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인천~후쿠오카, 오키나와 항공편을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13일부터 김포~오사카 노선을 매일 2회씩 주 14회로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3월부터 운항을 멈춘 지 약 3년 만이다. 현재 주 14회 띄우고 있는 김포~하네다 노선도 내년 초 추가 확대를 검토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정부가 10월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후 지난달부터 항공권 예약 고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을 선택한다"고 입을 모았다.
눈에 띄는 점은 '일본 겨울 여행은 홋카이도와 규슈'라는 공식이 깨졌다는 것. 인터파크가 지난달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위는 '식도락 성지' 오사카(16.8%)로 집계됐다. 오사카는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기 좋은 봄이나 여름, 가을에 인기가 높았는데, 예년과 달리 추위를 뚫고 맛집 탐방을 가려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육현우 모두투어 이사는 "최근 일본 여행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오사카가 가장 인기가 많다"며 "겨울철 선호 지역인 규슈와 홋카이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는 ①겨울철이 일본 여행 성수기인데다 ②엔저 현상 ③비행기 공급석 확대 등이 어우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기는 다음 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노랑풍선이 다음 달 출발하는 일본 패키지 상품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월과 비교해 오사카에 대한 관심이 609%로 가장 폭발적으로 늘었고, 규슈(403%)와 홋카이도(365%)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