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와 함께 찾아온 폭설에...충청지역 곳곳서 피해

입력
2022.12.23 18:15
청주 12월 하순 일 최대 적설량 기록 경신
출근길 혼잡에 유치원 초중고 휴교 속출
지자체 "당분간 한파...가급적 외출 자제"

32년

성탄절을 앞두고 충청지역에 내린 폭설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학교들은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업에 들어갔고, 출퇴근길은 혼잡이 빚어졌다.

2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관내 75개 학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업했다. 청주 세광중 등 휴업에 들어간 4곳은 교직원만 출근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주말 휴일을 앞두고 있고 일부 학교는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한파·대설특보 시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도내 전역에는 한파특보가, 청주와 보은에는 대설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청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청주에 9.4㎝의 눈이 내렸다. 12월 하순 일 최대 적설량인 1990년의 7.8㎝ 기록을 경신했다. 복대동 11.2㎝, 우암동 4.8㎝, 가덕면 3.8㎝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충북 청주 지역 출근길은 큰 혼잡이 빚어졌다. 초·중·고교는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충북도는 제설차 등 장비 100대, 206명의 인력을 투입해 오전 3시부터 오창과 옥산, 오송 등 청주 외곽지역 지방도 제설작업에 나섰다. 이른 제설작업에도 청주 지역 출근길은 또다시 혼잡에 빠졌다. 특히 복대동과 가경동, 죽림동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흥덕구 가경동 터미널지하차도와 옥산교차로에서는 화물차량이 오르막길에서 뒤로 밀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27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괴정리 한 도로에서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돼 1명이 다쳤다. 오전 11시 26분에는 상당구 가덕면 한 도로에서 그랜저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도로 밖으로 이탈했다.

시 관계자는 "제설 장비나 자제는 최대로 동원하고 있지만 많은 눈이 내리고 한파도 몰아쳐 눈이 계속 얼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123명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벌인 청주시는 오전 6시에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렸다. 제설차량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26대를 가동했지만 부족해 괴산군과 도에 지원 요청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지다 보니 눈이 금방 얼어 제설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천에도 30㎝ 이상 눈이 쌓이면서 지역 내 모든 초등학교가 휴교하거나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서천군에 따르면 이날 초등학교 18곳 중 12곳이 휴교하고, 나머지 6곳은 가정학습을 시행키로 했다. 중학교 9곳 중에는 4곳이 휴교, 1곳이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대설경보가 발효 중인 서천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30.0㎝의 눈이 쌓였다. 오전 5시 적설량은 37.1㎝였다. 오전 10시쯤에는 폭설로 서천의 한 농가주택 비닐하우스 1동이 무너져, 안에 있던 승용차와 중장비가 파손됐다.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서천군 자원순환센터 침출수처리장 지붕이 내려앉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당분간 대설과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주민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민승 기자
한덕동 기자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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