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재차 시사했다.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가 안정에 통화정책의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한은은 23일 발표한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기준금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해 나갈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사실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은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공급 요인 기저효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겠지만,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가격 전가(전기·가스요금, 가공 식품, 근원 품목 등) 등으로 내년 중에도 목표 수준 2%를 상회하는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25%다. 앞서 한은은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5%로 전망했는데,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 전망을 두고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 둔화에 주로 기인해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 회복세는 금리 상승 등으로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투자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진은 하반기 이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