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지표 4개를 확정했지만 여전히 시행 시점은 유동적이다. 1단계 조정은 4개 지표 중 2개를 충족해야 가능해 우선 코로나19 겨울철 유행이 정점을 찍어야 한다. 이후 2주간 확산세가 계속 둔화돼야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3일 오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추진방안'을 보고받고 ①환자 발생 안정화 ②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③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④고위험군 면역 획득을 1단계 조정 기준으로 확정했다. 1단계 조정은 의료기관과 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 현재 의무인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전환되는 것이다.
①번 지표는 주간 확진자가 2주 이상 연속으로 감소해야 충족된다. ②번은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가 전주 대비 줄고 주간 치명률이 0.10% 이하여야 한다. ③번은 4주 이내에 동원할 수 있는 중환자실 병상 수가 전체 보유 병상의 50%를 넘어야 된다. ④번은 고령자 동절기 2가 백신 추가접종률 50% 이상, 감염취약시설은 60% 이상을 뜻한다.
이 가운데 현재 기준을 충족한 지표는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68.7%)과 주간 치명률(0.08%) 단 두 개다. 두 달 넘게 진행한 고령자 추가접종률은 이날 0시 기준 27.4%라 단기간에 50%까지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주간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줄어야 지표 4개 중 2개 충족이 가능해진다.
결국 초겨울 시작된 7차 유행이 정점을 통과해야 실내 마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대본은 속도가 느린 유행 증가세가 완만하게 이어지다 내년 1월에는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후 2주간 확산세가 계속 줄어들면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중대본에서 1단계 조정을 결정하게 된다.
관건은 7차 유행 정점인데 아직까지 1월의 언제쯤 정점을 찍을 것인지부터 불확실하다. 이전 유행과 달리 다양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출현과 중국의 방역정책 변화, 개인별 백신 접종 격차 및 각기 다른 자연 감염 시기 등 변수가 워낙 많아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 연휴 때도 실내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설 연휴 이후인 1월 말 1단계 해제 가능성도 아직은 크지 않다.
이날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내년 1월 말 1단계 조정 가능성에 대해 확답은 어렵다"며 "의무를 조정해도 마스크 착용 필요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그간 법적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날 당정협의에서 여당이 건의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3일로 단축과 관련해서는 "현 단계에서 7일 정도의 격리 의무가 적절하고 상황 변화 시 검토하겠다"면서 "일부 국가는 5일이지만 해외에서도 대부분 7일은 자가 격리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