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빛과 어둠 담은 '아일랜드', 티빙의 '절대 반지' 될까 [종합]

입력
2022.12.22 15:30
22일 개최된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제작발표회
원작 인기 팬덤 만족시킬 새로운 이야기 
동양과 설화 중심의 K-크리처 장르 출격

'아일랜드'가 K-크리처 장르의 계보를 이을까. 제주도 속 펼쳐지는 아름답고 처연한, 또 화려한 판타지 장르가 연말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김남길부터 차은우까지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이들의 열띤 액션이 예고되면서 '아일랜드'가 티빙의 킬러 콘텐츠로 등극하리라는 기대감이 모인다.

2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콘래드 서울에서는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감독 배종과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일랜드'는 윤인완 양경일 작가의 동명 만화·웹툰 원작으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신비의 섬 제주를 습격한 악귀 정염귀에 대적하기 위해 수천의 세월을 견뎌온 반을 비롯 운명의 중심에 선 미호, 지상 최고의 최연소 구마사제 요한이 냉혹한 인과율의 굴레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 나서며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배종 감독, 신념 꺾고 '아일랜드' 참여

이날 주역들은 공개를 앞두고 유독 떨리는 심정을 토로했다. 배종 감독은 "배우들이 청심환을 먹었다더라"면서 이들의 긴장된 마음을 대신 전달했다. 이번 작품으로 첫 시리즈물 도전에 나선 배종 감독은 요괴와의 스펙타클한 사투를 통해 제주도 역사에 담긴 빛과 어둠의 양면성은 물론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인간애를 보여주는 데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배종 감독은 "이 드라마를 하기 전 작품 선정의 원칙이 있었다. 인기 있는 원작을 절대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잘 만들어도 욕을 먹기 때문"이라면서 "이 작품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절대 반지'처럼 끼게 됐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자극적이다"고 말하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짚었다.

작품은 원작과 다르게 제주도를 배경으로 삼았다. 배종 감독이 제주도 특유의 아우라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간 제주의 슬픈 기억을 언급한 배종 감독은 "제주도가 주는 낮의 밝음과 밤의 어두움, 현대와 전통, 동양과 서양의 양면적임을 갖고 간다면 원작보다 재밌을 것"이라면서 원작과의 차별화된 매력을 강조했다. 선공개된 영상에서는 배종 감독의 가치관처럼 동화적이면서도 신화적인 무드가 완성됐다. 또 제주도의 오랜 역사에 담긴 양면성과 인간애를 담아내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작품은 파트1·2로 나눠서 공개된다. 또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한 해외 진출도 예정돼 있다. 배 감독은 "해외 시청자들을 만나는 만큼 후반 작업에서 편안한 호흡이 아닌 빠른 사건 전개를 중점으로 뒀다"면서 "아직 작업을 하고 있다. 극중 크리처 액션 장면이 있다. 영화에서도 구현이 어려운 난이도다.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시간과 돈의 싸움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차은우까지…배우들의 각오

배종 감독은 "원작 속 캐릭터는 냉소적이고 퇴폐적인 면을 갖고 있다. 실사화의 불편함보다는 조금 더 레이어드를 주고 싶었다. 캐릭터의 슬픔을 갖고 있는 배우를 찾다 보니까 김남길이 떠올랐다"고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아울러 "제작 단계에서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고들 한다. 하지만 차은우는 1년 반 전부터 기다렸다. 생각보다 쉬웠다. 저는 더 책임감을 느꼈다. 이다희도 정말 하고 싶어했다. 다들 간절했고 기존과 다른 캐스팅이 완성된 게 우리의 '판타지'"라고 주역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극중 김남길은 극중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불멸의 존재 반으로 분해 기구한 운명에 맞선다. 김남길은 "오래 전부터 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다. 감독님과 같은 생각으로 두 번 거절했었다. 실사화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팬이었기 때문에 원작의 인기, 마니아층이 많아서 잘해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잘해낼 자신이 없었다. 팬들에게 실망을 줄까 싶었다. 저도 정신차려 보니까 제주도에서 배우들과 함께 하고 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남길에게도 이 장르는 쉽지 않았다. 일반적인 작품들보다 특수 효과가 많이 들어간 만큼 비주얼 구현이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남길을 비롯한 주역들은 작품의 결이 다른 정서를 통해 '아일랜드' 만의 강점을 만들었다.

이다희는 재벌 3세이자 교사 원미호로 분한다.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제주도에서 자숙하게 된 원미호는 난생 처음 요괴들의 습격을 받으며 반과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스토리를 이끌어나간다. 이다희는 "이 작품이 제게 절실했다. 원작을 망칠까 두려움보다는 꼭 잘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처음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절실함은 작품의 공백기로부터 시작됐단다.

여기에 타고 난 신의 권능으로 지상 최고의 최연소 구마사제 요한으로 변신한 차은우는 신의 소명이라 여기는 일을 행하기 위해 제주도로 파견되어 반 원미호와 얽히고설키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판타지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차은우는 "원작보다 대본을 먼저 봤다. 캐릭터의 매력에 끌렸다. 연기해보고 싶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소통하면서 합을 맞춰갔고 좋은 시너지로 이어졌다. 김남길을 주축으로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임했다. 배 감독은 "굳이 이 시기에 괴수물을 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도 했다.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하는 것도 어렵다. 장르를 약간 비틀고 신화적인 분위기를 넣었다. 요괴 액션에 신화가 많이 포함됐다. 시청자들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일랜드'는 오는 30일 티빙에서 공개된다. 아울러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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