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새벽 길 가던 40대 여성 무차별 폭행... 물건도 훔쳐

입력
2022.12.22 14:45
하루 새 공원·골목길 두 차례 폭행
신발 던지고 발로 머리도 가격
폭행 장면 휴대폰 촬영까지
SNS에 자랑하듯 올렸다가 덜미

새벽 시간대 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중학생들이 길을 가던 4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랑하듯 올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가해자들은 중학교 2·3학년생들로, 공원에서 피해자를 한 차례 더 폭행한 뒤 쫓아가 골목길에서 또다시 때렸고, 인근 가게에서 물건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대구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달 18일 새벽 4시 30분쯤 서구 내당동 한 공원과 골목길에서 중학생 A(15)군과 B(16)군이 40대 여성을 폭행했다. A군 등은 앞서 공원에서 이 여성이 자신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 실랑이를 벌였고, 불만을 품고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등은 공원에서 폭행한 것도 모자라, 바로 옆 골목길로 여성을 쫓아가 다시 때렸다. A군과 B군이 때리는 동안, 함께 있던 C군은 휴대폰으로 폭행 장면을 찍었고 나중에 자신들의 SNS에 올렸다.

C군이 올린 영상을 살펴보면, 가해 중학생들은 비웃음과 함께 피해 여성에게 신발을 던지며 시비를 걸었다. 이어 태권도를 하듯 발로 찼고, 여성은 바닥에 고꾸라졌다. 폭행을 당한 여성이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신발을 던졌고,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여성이 등을 돌리면, 달려와 날아차기를 했고, 여성이 다시 일어서려고 할 때는 발로 걷어찼다.

경찰이 피해 여성의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A군 등은 이미 현장에서 벗어나고 없었다. 하지만 직접 폭행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신원이 확인돼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성은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A군 등은 이날 여성을 폭행한 뒤 인근 가게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3명 모두 각각 다른 중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새벽 시간에 자주 어울려 다니며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이 촉법소년 나이를 넘어선 만큼 공동 폭행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피해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해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되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에 해당되지 않아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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