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통합 주택 제어판(월패드)'으로 전국 40만 가구의 거실이 해킹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박현민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팀장 경감이 22일 "월패드는 스마트폰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카메라가 해킹되면 집안 권한이 해커에게 넘어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월패드에 부착된 집안 내부를 비추는 카메라를 가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 경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월패드 사용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월패드는 스마트폰처럼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 비밀번호도 주기적으로 변경을 해야 이런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30대 보안 전문가 A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더욱 충격을 줬다. 경찰청은 전날 A씨가 월패드에 달린 카메라로 집안을 몰래 엿보고, 그 촬영물을 팔아넘기려고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A씨는 지난해 집안을 촬영한 영상물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이 쏟아질 때 지상파 TV 인터뷰까지 했던 인물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전국 638개 아파트의 40만 가구 이상을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경감은 "최근에 출시된 월패드는 세대 간 영상통화 기능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들이 달려 있다"며 카메라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카메라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면 '몰카' 형식처럼 범행에 이용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집안의 권한이 해커에게 다 넘어갔다고 보시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