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꾼 지 벌써 3년. 이제 다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실물경기 하락, 각종 사건·사고 등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가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게다가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거세지는 ESG경영 요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투명성까지 요구하는 ESG경영은 그야말로 당혹스러운 숙제일 수밖에 없다.
기업별로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고 해도 ESG와 관련한 각종 정책과 법규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기업의 환경 책임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인권, 노동, 취약계층 지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등 여러 이슈는 물론 기업 투명성까지 지켜내야 하는 ESG 요구 때문에 크게 당황해하는 중소기업 대표를 적지 않게 만나봤다. 대부분 선량한 기업가인 이들은 "장기관점에서는 기업이 사회공공재로서 주주가치 증대는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지역사회에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게 당연하지만, 지금 당장 투명경영 실천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적합한 ESG 지표와 그 구체적 달성방안 마련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이다. 현시점에서 중소기업이 ESG 벽을 쉽게 넘으려면 ISO(국제표준화기구) 경영시스템 인정을 이용하는 게 최적의 대안이다. 'ISO 경영시스템 인정'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30여 년이 지나면서 높은 주목도를 얻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ISO 9001(품질)·14001(환경) 등을 도입·운영하고 있는데, ISO 인증의 기본과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ESG 관련 환경적 책무 수행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또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활성화한 ISO 45001(안전보건) 도입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경영효율과 ESG경영에 모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에스비씨인증원 등 관련업계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간한 'K-ESG 지표'를 근거로 중소기업이 쉽게 도입·운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용 ESG 지표'를 만들었다. 또 이를 중소기업은 물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업·기관 등에도 보급하고 있다. 특히 에스비씨인증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해 중소기업 등이 지역사회공헌에 참여하고, ISO 인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라는 날개를 단 'ISO 인증'은 중소기업의 ESG 대응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쪼록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우리 중소기업 등이 ESG경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는 성숙한 경영문화가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