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욱 찬란하게 피어난 플래그십 게임 체인저 – BMW 뉴 740i sDrive

입력
2022.12.21 07:51

지난 시간 동안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늘 메르세데스-벤츠의 S 클래스가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왔다. 그리고 BMW, 아우디 등의 브랜드들이 뒤를 따르고, 재규어와 캐딜락 등의 또 다른 브랜드들 역시 ‘입지 확장의 노력’을 지속해왔다.

브랜드 활동에 있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BMW에게 있어 7 시리즈는 내심 아쉬운 존재였다. 늘 노력하고, 변화를 더했지만 S 클래스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 번 새로운 신형의 7 시리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BMW의 자신감 위에 일어선 새로운 7 시리즈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찬란히 피어난 BMW의 미래

시승을 위해 준비된 새로운 7 시리즈는 내연기관 사양인 뉴 740i sDrive이 낙점됐다. 함께 마련된 전동화 모델, i7과의 만남은 다음으로 기약해야했다. 체격은 충분하다. 5,39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950mm와 1,545mm의 전폭과 전고는 말 그래도 플래그십 세단의 격을 명확히 드러낸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BMW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 기조를 과시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모습이다. 더욱 대담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앞세운 전면 디자인은 그 자체로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게다가 시승 차량에 적용된 M 스포츠 패키지는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매력을 과시한다.

측면에서는 플래그십 세단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직선적인 구조, 특히 3,215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가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안정적인 밸런스를 시각적인 드러낸다. 여기에 화려하게 다듬어진 20인치의 휠, 독특한 스타일로 다듬어진 도어 캐치 등이 ‘세대 교체’ 및 새로운 7 시리즈의 등장을 알린다.

후면 디자인 역시 차량의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차량의 볼륨을 강조한 실루엣, 가로로 길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무게감을 더한다. 여기에 깔끔히 다듬어진 차체, 그리고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디테일로 무장한 바디킷 등이 더해져 전면부터 이어진 ‘새로운 7 시리즈의 존재감’에 방점을 찍는다.

미래를 담아낸 공간

새로운 7 시리즈의 핵심은 미래의 청사진을 현재로 옮긴 공간에 있다. 실제 도어를 여는 순간 현재 시장에 출시된 그 어떤 차량보다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차량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큼직한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패널은 물론이고 공간을 가로로 지르는 찬란한 크리스탈의 디테일은 절묘한 빛의 매력을 과시하고, 새롭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과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의 컨트롤 패널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외에도 고급스러운 소재, 연출 등이 플래그십 세단의 매력을 과시한다.

기능의 매력 역시 탁월하다. 우수한 표현 능력을 가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이고, 뛰어난 하드웨어 등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기능을 즉각적으로 구현한다. 더불어 풍부한 표현력, 탁월한 힘을 과시하는 수 많은 스피커의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이 주는 ‘공간의 가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충분하다. 실제 넉넉한 체격을 바탕으로 안락하고, 쾌적한 공간과 탁 트인 시야를 선사한다. 시트의 소재, 연출 등은 물론이고 조명 등에서도 특별함을 선사한다. 게다가 버튼 조작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주면의 장애물 등을 인식하는 기능 등이 더해지니 그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이와 함께 2열 공간은 ‘의전’의 가치를 명확히 드러낸다. 넉넉한 전장과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실내 공간의 여유를 구현하며 보다 안락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시트 조절 기능은 물론 긴 여정 속, 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31.3인치 크기의 ‘시네마 스크린’이 공간 가치에 방점을 찍는다.

더불어 적재 공간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적재 공간 상단의 마감이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지만 기본적인 공간이 우수하며, 하단과 측면의 마감 등이 우수해 공간 활용성이 우수하다. 더불어 스키 스루를 마련해 긴 짐을 여유롭게 적재할 수 있어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필요충분한 패키지를 품은 7 시리즈

시승 차량인 740i sDrive의 길고 넓은 보닛 아래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6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381마력과 55.0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6기통 3.0L 엔진은 상황에 따라 12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 덕에 더욱 쾌적하고 세련된 드라이빙을 보장한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더해져 보다 쾌적하고 세련된 주행 가치를 선사한다. 참고로 740i sDrive는 정지 상태에서 5.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 이른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10.7km/L(도심 9.7km/L 고속 12.2km/L)로 우수하다.

세그먼트의 질서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검은색의 차체, 그리고 M 스포츠 패키지의 디테일 등을 한껏 뽐낸 740i sDrive의 외형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그리고 기술적으로 다듬어진 여러 요소들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특히 화려한 시각 연출은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아직 주행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에 대한 호감’ 그리고 그 동안 S 클래스에 가려왔던 과거가 연이어 떠오르며 이어질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참고로 정차, 아이들링 상황에서의 정숙성 역시 탁월해 ‘플래그십 세단’의 정체성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차량의 제원을 보며 내심 성능이 아쉽다 생각했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니 부족함은 없었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가속 상황에서의 민첩성 역시 준수하다. RPM을 끌어 올리면 엔진의 질감이 다소 도드라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인 정숙성이 우수한 만큼 ‘마이너스 요소’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능숙히 개입하며 주행의 쾌적함을 더한다. 주행 전반에 걸쳐 조금 더 강렬하게, 그리고 조금 더 개성 넘치는 표현이 더해지면 좋겠지만 이는 개인의 취향이다.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진중함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정숙하고 차분한 모습이 더욱 적합하다 생각되었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말 그대로 능숙하다. 주행을 하며 변속기의 개입, 혹은 변속기로 인한 이질감 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작용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스포츠 변속, 그리고 시프트 패들을 통한 적극적인 수동 변속도 가능한 만큼 높은 만족감을 이어간다.

다만 센터 터널에 자리한 작은 기어 노브가 아쉽다. 심미성은 우수한 편이지만 조작에 따른 ‘작동’이 명확히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행이라 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차량의 적응’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거대한 체격, 그리고 2.2톤의 무게는 말 그대로 주행의 부담을 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막상 주행을 해보면 이러한 부담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물론, 조작에 따른 움직임 등이 무척 가볍게 연출되어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음을 전한다.

더불어 긴 전장에서 느껴지는 부담도 크지 않아 일반 도로는 물론 골목 등에서도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돈다. 이러한 질감을 주는 초대형 세단으로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캐딜락의 세단, CT6 뿐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욱 뛰어난 조작성의 플래그십 세단이 등장한 것이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여기에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여유, 안락함 또한 인상적이다. 이전의 7 시리즈들은 쾌적함을 연출하면서도 다소 경직된, 혹은 견고한 느낌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새로운 7은 이러한 모습 역시 사라지고 보다 쾌적하고 안락한 노면 대응 능력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주행을 하며 1열 공간은 물론이고 2열 공간의 탑승자에게도 ‘최고 수준의 쾌적함’을 선사하는 모습이다. 운전자에 조금 치우지며 ‘아쉬움’을 자아냈던 과거의 7 시리즈들과 완벽한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이별의 끝에는 2열 탑승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시네마 스크린이 자리한다.

한편 이전보다 한층 세련되고 쾌적하며 안락한 차량이 되었지만 ‘달리기 성능’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니다. 실제 차량의 여러 요소들을 스포츠로 변경할 때에는 한층 탄탄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덕분에 홀로 달릴 때에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매력적일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됐다.

끝으로 새로운 7 시리즈는 그 어떤 차량보다도 기술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오토 매틱 도어, 마이 모드는 물론이고 각종 주행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이 더해진다. 모든 요소를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매뉴얼 북’을 제법 오래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배우는 즐거움’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이다.

좋은점: 대담한 디자인 변화, 화려하게 피어난 공간, 그리고 뛰어난 움직임

아쉬운점: 직관성이 떨어지는 일부 기능의 인터페이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플래그십 세단, BMW 뉴 7

BMW의 플래그십 세단, 7 시리즈는 단순한 ‘세대 교체’를 이뤄낸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나아가 다소 고착되어 있던 ‘세그먼트 내 경쟁 구도’의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는 존재다.

더 화려하고, 견고하며, 기능적이며 매력적인 플래그십 세단으로 등장한 새로운 7 시리즈, 과연 국내는 물론 전세계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어떤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에는 S 클래스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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