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뉴욕에선 ‘동물실험 화장품’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입력
2022.12.21 09:00



내년 첫날부터 미국 뉴욕 주에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됩니다. 뉴욕 주는 미국에서 10번째로 이 법을 시행하게 됐습니다.

CNN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캐시 호철(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는 15일 동물실험 화장품 유통 금지법에 서명했습니다. 지난 5월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한지 7개월 만입니다. 모든 절차를 마친 이 법은 10일 뒤인 2023년 1월1일부터 시행됩니다.

지난 2월 린다 로젠탈(Linda Rosenthal) 뉴욕 주 의원이 발의한 이 법에는 뉴욕 주 안에서 동물실험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조항을 어기고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한 업체는 5,000달러(약 64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만일 벌금형을 받았음에도 법 위반을 반복할 시 하루에 1,000달러(약 130만원)씩 추가로 벌금을 내야 합니다.

로젠탈 의원은 “수십 년간 동물들은 단지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실험의 대상이 되어왔다”며 “이제 대체시험법이 발전해 기업들은 새로운 마스카라나 샴푸를 만들 때 동물들을 비인간적인 실험에 동원할 이유가 없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을 지지하는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 역시 주지사 서명 이후 환영 논평을 통해 “기존 화장품에서 쓰던 성분을 신제품을 만들 때도 사용하는 점, 동물 없이도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돌아보면 굳이 토끼를 묶어 눈에 화학 물질을 떨어뜨릴 명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뉴욕 주에 앞서 이 법을 통과시킨 주는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뉴저지, 메인, 하와이, 네바다, 일리노이, 메릴랜드 등 9개 주입니다. 뉴욕 주는 이들에 이어 10번째 ‘동물실험 화장품 금지’를 이뤄낸 주가 됐습니다.

동물단체들은 뉴욕 주의 결정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동물실험 화장품을 퇴출시키는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뉴욕지부 브라이언 샤피로(Brian Shapiro) 디렉터는 “이제 화장품 동물 실험을 미국에서 완전히 끝내기 위한 연방법을 만들기 위해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미국 하원에 관련 법도 발의된 상태입니다. 도널드 베이어(민주∙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지난해 9월, ‘인도적인 화장품 법’(Humane Cosmetic Act)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법은 한 달 뒤 소관 위원회에 상정된 이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이 법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관련 업계 호응도 얻어냈습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월그린스(Walgreens), 유니레버, 더바디샵, H&M 등 의약품 및 화장품 관련 업체 377개 기업들이 이 법안 통과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10개 주에서 먼저 시작된 ‘동물실험 화장품 금지’의 물결이 미국 전역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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