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욱 상냥하며 경쟁력을 더한 전동화 드라이브 –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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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0 07:35

현대자동차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 그랜저의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새로운 그랜저, ‘디 올 뉴 그랜저’는 그 어떤 시기의 그랜저보다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SUV와 크로스오버의 전성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세단의 자리가 여전히 존재함’을 알리는 모습이다.

이러한 그랜저는 ‘전동화 드라이빙의 매력을 담은’ 그랜저 하이브리드 역시 마련해 보다 우수한 설득력을 강조한다. 더욱 화려히 피어난 그랜저, 그리고 더욱 성숙해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기대감을 더한다.

과연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말 그대로 ‘넉넉한 체격’을 자랑한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5,035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앞세웠고,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880mm와 1,460mm로 ‘세그먼트에 걸맞은 모습’이다. 여기에 2,895mm의 휠베이스, 그리고 1,735kg의 공차중량 역시 현실적으로 여겨진다.

미래를 담은,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는 대형 세단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본적으로 ‘과거’보다는 미래에 조금 더 가까운, 그리고 현재에 충실한 차량이다. 그러나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미래에 대한 의지, 그러면서도 과거에 대한 확실한 복기를 드러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한 줄의 라이팅을 강조한, 그래서 RV 차량인 스타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미래적인 디자인을 앞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그랜저다운 1세대 그랜저, 일명 ‘각그랜저’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토요타의 ‘센추리’ 역시 떠오르게 한다.

여유롭고 미래적인 모습은 독특한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게다가 일반적인 그랜저보다 더욱 화려하게 다듬어진 ‘캘리그래피’의 디테일은 더욱 대담하고 독특한 매력을 드러내 ‘새로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더한다.

후면 역시 전면의 디자인 같이 슬림한 라인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유려하게 다듬어진 차체를 통해 완성도를 더한다. 특히 차체의 볼륨감을 더하는 디자인 연출을 통해 보다 화려한 매력을 드러낸다.

참고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별도의 디테일이 없다는 점도 ‘그랜저 하이브리드’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다.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랜저의 공간

그랜저의 실내 공간이야 말로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제시한다.

가로로 길게 그려진 대시보드, 그리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함께 고풍스럽게 다듬어진 소재, 그리고 이러한 소재의 연출을 확인할 수 있다. 역동적이거나 미래적인 느낌보다는 무척 안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 초대 그랜저에서 볼 수 있던 스티어링 휠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독특한 스티어링 휠과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기어 레버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그릇에 담는다.

중앙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센터 터널 부근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각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컨트롤의 역할을 담당하며 보다 쾌적하고 우수한 기능성을 자랑한다. 특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그랜저의 주 고객층을 예고한다.

참고로 사운드 시스템은 보스의 제품이 적용되었고, 음성 인식 및 각종 편의 기능 등이 더해져 그 가치를 더하는 모습이다.

세대 교체를 거치며 한층 커진 체격을 가진 그랜저는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만족감을 더한다. 1열 공간은 물론이고 2열 공간 모두에 고급스럽고 정교하게 제작된 시트, 그리고 넉넉한 공간의 여유가 더해져 만족감을 높인다.

풍부한 방음 대책, 더불어 여기에 편의성 및 뒷좌석 전동식 도어 커튼을 적용해 개인의 가치를 강조한 2열 시트가 만족감을 더한다. 다만 전체적인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이라 차량 사용에 일부 타협이 필요하다.

더불어 적재 공간도 준수하다. 쾌적한, 혹은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은 아니지만 깔끔히 다듬어진 480L의 공간은 다채로운 상황에 능숙히 대응한다. 2열 시트 폴딩 기능은 없지만 스키 스루를 통해 ‘기능성’은 충분한 모습이다.

우수한 퍼포먼스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보닛 아래에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자리한다.

180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44.2kW의 전기 모터를 통해 230마력을 내며 준수한 움직임을 보장한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합리성을 더한다.

실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만족스러운 운동 성능과 함께 20인치 휠, 타이어를 장착한 캘리그래피 사양이라 해도 15.7km/L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한다.(도심: 15.9km/L 고속: 15.4km/L)

보다 우수한 완성도, 그리고 부드러운 드라이빙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외형, 그리고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 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대형 세단에 걸맞은 넉넉한 여유, 그리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연출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더한다.

시동과 함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이중접합 유리의 채용 등 기본적인 방음처리가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충전을 위한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의 질감’은 내심 아쉽다.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피어내는 230마력의 성능은 충분하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느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다채로운 상황에서 능숙한 대응을 과시한다. 특히 전기 모터의 개입이 잦은 편이라 ‘주행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정차 시 다소 소란스레 느껴졌던 엔진의 질감도 매끄럽게 변화하며 차량의 가치를 더했다. 또한 엔진과 전기 모터, 그리고 동시에 출력이 전개되는 ‘다양한 출력 전개 상황’에서의 이질감 역시 크지 않다는 점도 만족감을 더하는 부분이었다.

6단 변속기는 파워트레인의 안정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토요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e-CVT와 6단 수동 기어 비를 제공하고, K8 하이브리드가 6단 변속기 대비 '우위'를 점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움직임 자체는 충분하다. 주행 전반에 걸쳐 쾌적하면서도 매끄러운 조율 능력을 선보일 뿐 아니라 적극적인 주행에서 보다 빠르고 경쾌하게 조작하며 '주행의 활기'를 더할 수 있다. 다만 조장 방법은 여전히 낯설다.

개인적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은 ‘주행 조율 능력’에 있다.

시장에서 그랜저의 입지, 그리고 현대차 내에서의 그랜저의 가치 등을 고려하자면 ‘우수하고 쾌적한 주행’은 당연한 구성 요소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조율 능력은 무척 우수하다.

차량의 체격이 무척이나 긴 편이지만 그 어떤 운전자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경쾌함’을 갖췄다. 게다가 앞서 설명한 우수한 정숙성, 그리고 그에 걸맞은 쾌적한 주행 질감이 주행 내내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사양을 위해 전용으로 다듬어진 하체는 ‘내연기관의 그랜저’보다 더 쾌적하고 여유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 무척 인상적이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생각 이상으로 어른스러운 셋업이지만 ‘탑승자의 만족감’을 더욱 클 것 같았다.

물론 순간적으로 충격이 빠르게 적용될 때에는 조금 건조한, 둔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차량의 만족감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차량의 가격, 그리고 패키지 등을 고려한다면 문제점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편 이번의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돋보이는 점은 ‘좋지 않은 노면에 대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과거 현대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눈, 빙판 등에서 전기 모터의 조율이 어색하고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눈이 쌓인 곳, 온도가 낮은 도로, 그리고 얼음이 자리한 도로 등을 오가는 와중에도 무척 안정적이고 우수한 조율 능력을 과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발전인 셈이다.

좋은점: 독특한 디자인, 넓은 공간, 쾌적한 드라이빙

아쉬운점: 다소 높은 시트 포지션, 순간적인 노면 충격

권할 수 있는, 그리고 앞에 나설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세단

새로운 그랜저에 대해 무척이나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만큼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리고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권할 수 있는 차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차량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세단의 대표적 존재, 캠리 하이브리드와 ES 300h와 비교를 하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영역, 자신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랜저는 한 발자국 나선 모습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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