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보다 고용 늘었지만… '일자리 불만' 청년 아직 많다

입력
2022.12.19 17:50
15만명 달하던 추가 취업 희망 단기 근로자
12만명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2019년 웃돌아
임시·일용직 비중 큰 숙박·음식업에 몰려

아직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많은 청년이 지금 일자리에 불만을 품은 채 짧은 시간 노동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 확대만으로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대신 청년층에 가장 많은 일터를 제공한 업종은 임시ㆍ일용직 비중이 큰 숙박ㆍ음식점업이었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11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11만7,000명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한파가 불어닥쳤던 2020년 규모(14만8,000명)에 비해서는 3만 명 넘게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당시 수준(10만2,000명)은 여전히 웃도는 수치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취업하기는 했지만 구직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확장 실업률 지표로 쓰이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단시간 근로자에 머물고 있는 ‘불완전취업자’로 분석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다.

단순히 취업자 수나 고용률을 보면 청년 일자리 환경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물론 더 나아졌다는 해석까지 가능하다. 2020년 376만3,000명으로 줄었던 청년 취업자 수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400만6,000명으로 늘어나며 2019년 규모(394만5,000명)를 뛰어넘었다. 2019년 43.5%에서 이듬해 42.2%로 하락한 청년 고용률도 지난해 44.2%로 반등했다.

그러나 이를 액면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지표 중 하나가 시간 관련 추가 취업자 수다. 자기 일자리의 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드러내기 때문이다. 올 1~11월 청년 상용직 근로자 증가분 중 76.8%가 계약 기간이 1년인 단기 취업자라는 사실도 2019년을 능가하는 청년 상용직 규모 증가의 이면이다.

코로나19가 청년 취업 생태계를 얼마나 불안정하게 만들었는지는 청년 고용 업종의 부침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달 기준 청년층 취업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이 숙박ㆍ음식점업(16.6%)이었고, 이어 제조업(14.6%), 도ㆍ소매업(12.6%)이 뒤따랐는데, 1년 전에는 제조업(15.0%) 비중이 가장 컸다. 일상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1년 새 대면 활동이 늘면서 숙박ㆍ음식점업 업황이 호전된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실적 저조 탓에 제조업이 부진에 빠진 결과다.

문제는 숙박ㆍ음식점업이 임시ㆍ일용 근로자 비중이 큰 대표 업종이라는 데 있다. 지난달 해당 업종 청년층 종사자 3명 중 2명(66.9%)이 임시직(58.5%)이나 일용직(8.4%)이었다. 임시ㆍ일용 근로자 비중이 30.8%인 전체 청년 취업자 지위 구성과 사뭇 다르다. 최근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양적인 측면에서는 괜찮았지만 질적 면에서 청년들이 일자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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